위원들 "트럼프 당선으로 불확실성 확대...금리인상 경로 판단도 더 어려워져"

[초이스경제 최미림 기자] 4일(미국시각) 뉴욕 월가에서는 이날 공개된 지난해 12월 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 이목을 집중했다.

그러나 금융시장은 의사록 내용에 큰 영향을 받지 않았다.

FOMC 의사록에 따르면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정책 위원들이 올해 기준금리 인상 속도가 예상보다 빨라질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 당선으로 경제에 ‘불확실성(considerable Uncertainty)이 상당히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앞서 FRB는 지난달 13일과 14일(미국시각) FOMC 회의를 열어 1년 만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한 바 있다. 또한 올해 기준금리 인상 전망도 종전 2회에서 3회로 상향 조정했었다.

의사록을 통해서 나타난 내용을 보면 많은 정책 위원들이 점진적인 기준금리 인상이 불가능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냈다. 또한 정책위원들은 “많은 리스크가 존재하며 만약 현실화될 경우 현재 예상하는 것과는 다른 경로의 통화정책이 필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위원들은 가장 큰 리스크로 실업률의 급격한 하락을 꼽았다. 실업률이 4.5% 아래로 급격히 떨어질 경우 물가상승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게 위원들의 판단이었다. 지난해 11월 실업률이 4.6%인 것을 감안하면 충분히 예상 가능한 시나리오라는 것이다.

많은 정책 위원들은 실업률이 ‘언더슈팅(undershooting, 단기급락)’할 가능성이 있고 이에 따라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높여야할 가능성을 지적하기도 했다.

반면 소수의 정책 위원들은 실업률 급락 가능성을 높게 보지 않았고 설사 현실화되더라도 물가상승률이 목표치인 2%에 가까워지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했다.

‘몇몇(several)’ 정책 위원은 “고용시장이 예상보다 더 충분히 개선된다면 시장에 신호를 줄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지금까지 점진적인 금리 인상을 강조해 온 만큼 시장의 충격을 줄이기 위해 덜 점진적인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놔야 한다는 설명이다.

2~3명의 정책 위원은 기준금리 인상 앞에 ‘점진적(gradual)’이란 표현을 삭제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정책위원들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에 따른 불확실성 증가에 대해서도 상당 부분 논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트럼프’ 이름이 직접 거명되지는 않았다.

대부분의 위원은 트럼프 정부에서 사회 인프라 투자와 세금 감면 등 재정 부양 정책으로 경제성장률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의사록은 정책 위원들이 “(트럼프 정부의)정책이 어떻게 시행되고 경제 전망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 것인지 아직 알기 어렵다는데 동의했다”고 설명했다. 또 많은 정책 위원들은 불확실성으로 인해 기준금리 인상 경로에 대해 설명하는 것을 더 어렵게 만들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파이낸셜 타임스는 이같은 의사록 내용과 관련해 “월가가 불확실성을 핵심 테마로 여기는 분위기였다”면서 “미 연준의 지난해 12월 회의에서 미 대선 결과에 대한 언급이 존재했지만 지배적인 테마는 불확실성이었다”고 지적했다.

[기사 정리=초이스경제 최미림 기자/ 기사 도움말=골든브릿지증권 안장현 마켓 애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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