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업의 중국 의존도가 더 높아...멕시코 · 베트남 등이 이득 볼 수도

[초이스경제 이영란 기자]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의 45대 대통령으로 지난 20일(현지시간) 취임하면서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중국 수입품에 대한 45% 관세 부과 등 트럼프의 도발에 대해 중국의 시진핑 주석은 “무역 전쟁으로부터 그 누구도 승자로 부상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벌어질 경우 어느 쪽이 유리할 것인가를 따지기는 쉽지 않다. 영국의 경제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31일(한국시간) “수입 관세를 높일 경우 스마트폰, 컴퓨터, 의류 등을 구매하는 미국인들에게 세금으로 작용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특히 미국의 중산층 이하 소비자들에게는 더 큰 타격이 될 수 있다. 미국 소비자 지출에서 중국 수입상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평균 3% 미만이지만, 저소득층의 경우는 지출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이다.

미국 수입업자들도 관세 때문에 고통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그동안 전자제품 및 의류 수입업자들은 다른 제품 수입업자들보다 상대적으로 더 큰 혜택을 받아왔다. 하지만 관세가 적용될 경우 소비자 가격이 상승하게 되고, 마진은 줄어들게 된다.

한편 이코노미스트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벌어질 경우 중국 경제는 고통스럽겠지만 재앙까지는 아닐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미 중국이 수출주도 성장에서 벗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투자은행인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쌍방에 45%의 관세가 부과되는 최악의 시나리오에서도 중국의 수출은 13%, GDP는 1.4포인트 각각 감소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의 대기업들은 미국 기업들이 중국 소비자들에게 의존하는 것보다는 미국 소비자들에 대한 의존도가 덜하다. 중국 기업들 가운데 미국 매출이 10%가 넘는 기업들은 2%에 불과하다.

또한 대만이나 한국과 같이 중국의 공급사슬에 엮여 있는 경우에는 수요 감소로 고통받을 수 있다.

그러나 만약 관세가 중국에만 국한된다면 대만이나 한국을 제외한 다른 국가들은 오히려 승자가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멕시코의 장난감 제조업체, 베트남의 의류업체는 오히려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이코노미스트는 도이치뱅크의 자료를 인용해 미국의 중국산 수입 규모가 10% 감소하고 이를 만약 멕시코가 메우게 된다면 멕시코의 수출은 약 3%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물론 멕시코가 ‘장벽’을 넘어선다는 가정 하에서다.

[기사 정리=초이스경제 이영란 기자/ 기사 도움말=골든브릿지증권 이동수 매크로 전략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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