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들, 미국증시 불안해지자 ETF 쪽으로 방향 돌려

[초이스경제 최원석 기자] 최근 미국증시 변동성이 확 커지면서 ETF(상장지수펀드) 들의 거래가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1일(미국시각) 뉴욕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최근들어 미국증시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반이민 정책을 강행하고 보호무역주의를 고수하자 미국의 고립주의정책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급기야 CNBC는 “미국의 보호무역이 향후 미국경제를 위협할 최대 위험요인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에 전날 미국증시 3대 지수가 동반 하락했고 이날엔 나스닥만 강보합을 유지했을 뿐 다우지수와 S&P500 지수는 이틀연속 떨어졌다. 다우지수는 2거래일 전까지만 해도 역사적인 2만선 위에서 거래됐으나 전날 부터는 다시 2만선 아래로 내려앉은 상태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고립주의 후폭풍이 거세게 일면서 전날부터 미국증시내 공포지수도 껑충 뛰고 있는 양상이다.

상황이 이쯤 되자 미국증시 투자자들이 ETF로 몰리고 있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미국증시 변동성이 증가함에 따라 수익을 거두는 ETF(상장지수펀드)들의 거래 규모가 최근 며칠 사이 크게 증가했다”면서 “이는 애널리스트들이 주가를 하락시킬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인한 잠재적 위험에 주의하고 있다는 신호”라고 전했다.
 
이 신문은 이어 “선물 시장을 통해 CBOE(시카고옵션거래소)의 Vix 변동성 지수를 추적하는 Proshares ultra Vix 단기 선물 ETF가 이날에만 3100만계약의 거래 규모를 보이며 하루 최대 거래량을 기록했다”면서 “2017년들어 두 번째로 큰 거래 규모는 지난 1월 12일(현지시간)에 기록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자산 규모가 12억달러인 iPath S&P500 Vix 단기 선물 ETN(상장지수채권)은 지난해 11월 10일(현지시간) 이후 최대 거래량을 기록했다.

이는 전날 미 증시가 2017년 들어 최악의 하루를 보내면서 커다란 고통을 받고 난 뒤에 나타난 현상이다. 특히 지난 주말 동안 트럼프의 여행 금지 이후 시위와 법적 논쟁이 불거지자 투자자들이 트럼프의 친성장 아젠다와 관련한 잠재력이 실제 행동으로 이어질 지를 재평가하며 미국증시가 불안에 떨고 있다.

Vere 그룹의 CEO이자 설립자인 Nigel Green은 파이낸셜 타임스를 통해 “7개국 주요 무슬림 국가에서부터의 여행 금지(입국금지)와 관련된 논쟁이 더욱 고조되면서 투자자들로 하여금 지정학적 역풍이 거세질 수도 있다는 점을 지적해주면서 장밋빛 희망이 사라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이 같은 상황은 투자자들이 증시의 잠재적 하락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그리고 트레이더들이 Vix 선물 계약에서 점차 헤지 활동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면서 나타난 것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이날 미국증시는 혼조세로 마감됐고 달러는 하락했으며 미 국채 가격은 소폭 상승했다. 그리고 Vix 지수는 전일에 이어 상승세를 이어갔다.


[기사 정리=초이스경제 최원석 기자/ 기사 도움말=골든브릿지증권 안장현 마켓 애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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