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 긴축 조짐 및 달러차익매물 출회가 달러 예상밖 하락 유발

[초이스경제 최원석 기자] 10일(미국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가치가 또 떨어졌다. 전일에 이어 이틀 연속 하락이다.

의외다.

이날 미국의 2월 고용지표가 서프라이즈를 연출하고 이로 인해 미국의 3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더욱 커졌는데도 달러가치가 절상되기는커녕 오히려 하락 해 그 배경이 무엇인지에 이목이 쏠렸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전날 유럽중앙은행이 향후 긴축을 시사하면서 달러화의 핵심 상대 통화인 유로화의 가치가 이틀 연속 절상된 점 ▲오는 14~15일 미국 연준의 진짜 빅 이벤트인 FOMC(미연방공개시장위원회) 통화정책 회의를 앞두고 달러 투자자들이 그간의 달러 급등세를 뒤로 하고 달러 차익실현에 나선 점 등이 이날 달러가치에 의외의 흐름을 유발시킨 원인으로 지목했다.

뉴욕 외환시장에 따르면 이날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미국 달러화가치 수준을 나타내는 달러인덱스가 101.22로 전일 대비 0.62% 떨어졌다. 달러인덱스는 전날에도 0.24% 하락했었다.

이날 달러가치 하락은 의외였다. 이날 미국에선 달러가치를 끌어올릴만한 커다란 뉴스가 있었다. 바로 미국의 노동부가 지난 2월 비농업부문 고용지표를 발표했는데 그 수치가 놀라웠다. 2월 비농업부문 신규취업자 수가 무려 23만5000명에 달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 19만~20만명을 크게 웃도는 것이다. 또한 2월의 실업률도 전월의 4.8% 보다 낮은 4.7%를 기록하며 시장 예상치에 부합했다. 이 정도면 사실상 완전고용이다. 뉴욕 월가에선 2월 비농업부문 고용지표는 이달 FOMC 회의 금리결정에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줄 지표로 인식하고 있다. 그런데 이 지표가 서프라이즈를 연출하면서 3월 금리인상 가능성에 날개를 달아줬다. 그럼에도 달러가치가 하락하자 시장이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우선 미국 금융전문지 마켓 워치는 “이날 달러가치가 하락한 것은 의외다”면서도 “최근 달러가치가 가파르게 올랐던 것이 이날 투자자들로 하여금 차익실현에 나서도록 하면서 숨고르기를 연출토록 한 것 같다”고 했다.

또한 BMO캐피탈 마킷의 환율담당 대표인 그레그 앤더슨은 “고용지표 서프라이즈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은 놀랍게도 달러를 매각했다”면서 “그러나 그간 달러가치는 너무 올랐었다”고 진단했다.

그 뿐 아니다.

앞서 하루 전 유럽중앙은행(ECB)이 통화정책 회의를 열고 “양적완화 종료 전에 금리인상 가능성을 논의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것이 유로화의 가치를 연일 뛰게 했고 이 또한 이날 달러가치 하락을 거든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했다. 유로화는 달러인덱스를 결정하는 주요 6개국 통화중 무려 60%가까운 비중을 차지할 정도로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유로가 뛰면 달러가 하락할 확률이 크다. 이날에도 그랬다.

이날 달러 대비 유로화가치 수준을 나타내는 달러-유로 환율은 미국 동부기준 3시45분 현재 1.0694달러를 나타냈다. 이는 전날의 1.0582달러 보다 크게 높아진 것이다. 전날에도 달러-유로 환율은 0.0041달러 상승했었다. 유로화가치 이틀 연속 상승이다.

그런가 하면 이날 달러 대비 파운드화 가치 수준을 나타내는 달러-파운드 환율도 1.2184달러로 전날의 1.2177달러 보다 소폭 더 올랐다. 전날에도 달러-파운드 환율은 0.0007달러 상승했었다. 파운드화 역시 연일 절상이다.

이날 달러 대비 엔화가치도 소폭 절상됐다. 엔-달러 환율이 114.7엔 초반까지 떨어졌다. 전날엔 114.92엔을 기록했었다. 엔-달러 환율이 떨어졌다는 것은 달러 대비 엔화가치가 절상됐다는 의미다. 
 
엔-달러 환율은 최근 미국의 기준금리인상 가능성 확대로 연일 오르다 이날 살짝 고개를 숙였다.

이제 주요국 환율 투자자들은 오는 15일(미국시각) 발표될 미국의 3월 금리인상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울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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