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금리인상에 한국경제 고민 커져...중국, 홍콩도 입지 축소 불가피"

▲ 지난 2월의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 사진=뉴시스

 

[초이스경제 김완묵 기자] 한국 경제를 비롯한 아시아 경제가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Fed)의 이번 금리 인상으로 단기적으로 별 영향을 받지 않겠지만 장기적으로는 다소 곤혹스런 위치에 처하게 됐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글로벌 금융기관인 다이와는 17일 미국 경제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의 말을 인용해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한국, 중국, 홍콩 등 아시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다뤘다.

이에 따르면, "한국은행은 미 연준에 대응하는 데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며 "한국 경제는 사드 배치로 인한 중국의 보복 조치로 충격을 받고 있는데 여기에 미국 금리 인상이 잇따를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고민이 깊어졌다"는 설명이다.

한국은행은 이미 이 같은 상황을 반영해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고 지난해 6월 이후 기준금리를 계속해서 1.25%로 동결하고 있다. 더욱이 미국의 환율 조작국 지정이 코앞(4월 중으로 예상)으로 다가왔기 때문에 미국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다이와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오는 4월 13일 회의를 개최할 예정인데, 금리를 동결시킬 것으로 판단하지만 미 연준이 긴축 경로에 치우쳐 있기 때문에 궁극적으로는 소폭 금리 인상을 전망하고 그 시점은 올해 연말로 예상하며 이때 기준금리를 1.5%로 올릴 것으로 내다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중국에 있어서는 이번에 미 연준의 점진적인 금리 경로 결정이 중국 경제를 안정시킬 추가적인 여유 시간 및 공간을 제공해준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미국과 중국에서의 금리 갭이 확대됨에 따라 지난해 하반기 이후 유지돼온 자본흐름의 안정국면이 훼손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즉 급격한 자본유출 현상이 다시 일어날 수 있다는 지적으로 이에 따라 중국 인민은행은 통화긴축 정책을 채택하거나 미 연준의 금리 인상을 무시하는 정책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국면이 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다이와는 "중국에서의 통화긴축은 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고 무시하는 정책은 위안화가치의 하락 추세가 재개될 것임을 의미할 수 있기 때문에 중국 당국의 입지를 좁히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런가 하면 홍콩의 경우, 현지 주요 금리가 미 연준의 지난 두 차례 금리 인상에서는 면밀하게 연동되지 않았지만 미 연준이 세 번째로 금리 인상을 단행하면서 이제 압박을 받게 됐다는 지적을 내놓았다.

벤치마크 금리인 '하이보(hibor)'는 1년 전의 0.55% 대비 현재 1%를 조금 하회하는 수준에 머물고 있고 홍콩달러는 7.765~7.770 범위에서 약세를 보이고 있는데, 이런 안정세를 깨뜨리는 압박이 심화될 수 있다는 의견이다.

홍콩은 이미 23억 달러의 국제수지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데, 다이와는 이런 흐름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홍콩의 유동성 여건에도 더 큰 압박을 가하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다이와는 "미국 연준의 이번 금리인상은 예상보다는 다소 시장 친화적인 결과를 나타냈다"며 "가볍게 매파적이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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