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 큰 한수원, 그는 새누리당 실세인 정몽준도 두려워 하지 않았다?

검찰의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 간부에 대한 비리수사가 본격화하면서 한수원 간부들의 ‘간 큰 뇌물수수’가 여론의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특히 새누리당 실세인 정몽준 의원이 주인인 현대중공업으로부터 한수원의 일개 부장이 10억원이나 챙긴 것은 한수원이 정치권력보다도 상위에 있었음을 의미하는 것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29일 정-재계에 따르면 자택 등에서 5만원권 6억여원의 뭉칫돈을 갖고 있다가 들통난 송모(48) 한수원 부장이 현대중공업에서만 무려 10억원을 받아 챙긴 것으로 검찰이 공식 확인하면서 그 불똥이 새누리당 실세 정몽준 의원에게로 튈지 여부에 재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정 의원이 바로 현대중공업의 오너이기 때문이다.
 
특히 정몽준 의원은 현재 경제민주화를 적극 추진하는 새누리당의 실세라는 점에서 정 의원 자신도 이번 현대중공업 뇌물 공여사태에 결코 자유롭지 못할 전망이다.
 
사기업에서 사주 몰래 전문경영인의 결정만으로 10억원이나 되는 거액을 뇌물로 전달하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이번 뇌물수수건은 전대미문의 획기적인 사건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그도 그럴 것이 정몽준이라는 거함이 버티고 있는 기업에서 뇌물을 받을 정도로 한수원은 ‘간 큰 공기업’으로 낙인 찍힐 것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정몽준 의원의 위상에도 큰 금이 갈 전망이다. 자칫 이번 사건이 그의 정치생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주목된다.
 
정몽준 의원은 잘 알려진대로 故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주의 6남으로 지난 1988년 이후 20년 넘게 국회의원을 지냈고 새누리당의 전신인 한나라당 대표를 맡기도 했다. 박근혜 대통령과는 초등학교 동기생이기도 하다. 박근혜 대통령 후보 시절엔 새누리당 최고위원 자격으로 박대통령 당선에 많은 힘을 보탠 새누리당 실세중의 실세다. 여기에다 정 의원은 국제축구계의 거물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토록 실세가 주인인 현대중공업조차도 한수원의 일개 부장에게 10억원이나 바친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따라서 새누리당의 핵심 인물인 정몽준 의원은 적어도 경제투명성이니 경제개혁이니 경제민주화니 하는 얘기는 꺼내기조차 힘든 입장이 되어버렸다. 아울러 이번 현대중공업의 한수원 뇌물사건 연루와 관련, 사주인 정몽준 의원이 실추된 회사의 위상을 어떻게 추슬러 나갈 것인지도 주목된다.
 
익명을 요구한 한 재계 관계자는 “대체로 일반 기업에선 사주 몰래 전문경영인의 의지만으로 거액의 뇌물을 바치기란 쉽지 않다”면서 “현대중공업 뇌물 공여 수사가 어디로 확대될지 현재로선 가늠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부산지검 동부지청 소속의 검찰 관계자는 “한수원의 송 부장이 현대중공업에서 받은 돈이 모두 10억원으로 파악됐다”면서 “이 가운데 6억여원은 자택 등지에서 압수했지만 나머지는 행방이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송 부장이 사용처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있지만 비는 돈이 4억원에 달해 윗선으로 흘러갔는지도 면밀히 추적하고 있다”고 밝혔다.
 
송 부장은 김모(56·구속) 전 현대중공업 영업담당 전무 등으로부터 아랍에미리트(UAE) 브라카(BNPP) 원전 1∼4호기의 변압기와 비상발전기 납품과 관련한 편의제공 청탁과 함께 10억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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