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여제 박인비식 탁월한 위기관리 능력...재계 위기 극복에 도움 줄 듯

8월1일부터 개최되는 리코 위민스 브리티시 오픈을 앞두고 경제계에서 박인비의 위기관리능력이 새삼 부각되고 있다.
 
그가 어렵고 큰 대회일수록 더 빛나는 능력을 발휘하듯 박인비 처럼만 하면 아무리 어려운 국가나 회사, 가정의 위기도 능히 극복 가능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와관련, 기회만 되면 박인비를 강사로 초청해 그의 돋보이는 위기관리 능력을 직원들에게 전파하고 싶다는 기업인도 생겨나 눈길을 끌고 있다.
 
30일 골프 전문가들에 따르면 박인비는 평범한 듯 보이면서도 위기에 강한 골퍼다.
 
우선 박인비는 전세계 여자 골프계를 휩쓸고 있지만 그 역시 다른 골퍼와 똑같은 구석도 많은 사람이다. 박인비도 게임에 임하기 전엔 항상 떨린다고 한다. 퍼팅도 롱퍼팅은 편하지만 애매한 짧은 거리 퍼팅은 언제나 긴장된다고 한다. 이런 점만 보면 영낙없는 평범한 골퍼의 기질 그대로다.
 
그러나 그는 일반인과 다른 것도 너무 많이 갖고 있다. 그는 무엇보다 위기때 강한 면모를 보인다. 우선 그는 빠르고 어려운 그린을 좋아한다. 뿐만아니라 아무리 어려운 골프장이라도 일단 그린 근처에만 볼이 가면 펄펄 날아다닌다. 그는 퍼팅의 1인자이자 숏 플레이의 달인이다.
 
임경빈 해설위원이 전하는 박인비는 위기관리 능력이 매우 강한 사람이다. 임 위원에 따르면 박인비는 매 대회마다 주제를 하나씩 갖고 출전한다. 이를 테면 “이번엔 백스윙을 천천히 하자” “이번 대회에선 바람이 많이 불 테니까 티를 낮게 꽂자” 등 자기 나름의 철저한 주제와 테마를 갖고 게임에 임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박인비는 게임에 임하기 전엔 긴장하지만 일단 게임에 임하고 나면 긴장감이 사라진다고 했다. 그게 박인비가 갖고 있는 차이점이라는 것이다.
 
박인비 자신이 직접 전하는 말 속에서도 그의 위기관리 능력이 얼마나 강인한지 엿보인다. 세계골프사상 최초의 그랜드슬램 도전을 앞둔 박인비는 지난 28일 “기대감을 의식하기보다는 중압감에 익숙해지려 한다”면서 “이번 브리티시 오픈이 펼쳐지는 스코틀랜드 올드 코스는 내 컨디션과 관계없이 모든 선수들이 극복해야 할 요소가 많은 코스지만 부담감만 털어낸다면 괜찮을 것”이라고 담담히 말하고는 현지로 향했다.
 
그는 “마치 온 세상이 나를 쳐다보는 것 같은 중압감에 익숙해지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지난달 열린 US여자오픈에서 아주 좋은 연습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골프 코스에서 중압감을 잘 풀어내 우승했고 덕분에 브리티시오픈에 대해서도 상당한 자신감을 갖게 됐다”고 덧붙였다.
 
여자골프 세계랭킹 1위 박인비는 올해 나이 25세다. 아직은 인생을 달관할 나이는 아니다. 하지만 그는 누구 못지않게 의연하다. 남녀 프로골퍼를 통틀어 사상 처음으로 캘린더 그랜드슬램(한 시즌에 4개 메이저대회 우승)에 도전하는 중압감을 그는 US여자오픈 때 겪었던 경험을 떠 올리며 차분히 소감을 밝힌 뒤 브리티시 여자오픈(8월1~4일·스코틀랜드 세인트앤드류스올드코스)에 출전하기 위해 지난 28일 스코틀랜드로 향한 것이다.
 
이번 세인트앤드루스 올드 코스(파72ㆍ6672야드)에서 열릴 리코 브리티시 여자오픈은 마치 박인비를 위해 준비된 대회 같다.
 
세인트앤드루스 올드코스가 어떤 곳인가. 골프의 성지 대접을 받는 곳이다. ‘개와 여자는 출입을 금한다’는 팻말이 붙었을 만큼 철저히 금녀 영역이었던 곳에서 그는 세계 골프 역사상 가장 위대한 기록에 도전한다.
 
그리고 이 코스는 세계에서 가장 변수가 많은 난코스로 유명하다. 깎아지른 듯 절벽처럼 생긴 벙커에다 조금만 샷이 비켜나가도 깊은 풀속으로 들어가버리는 험준한 코스, 여기에 툭하면 불어대는 강풍과 비바람, 어느하나 예측할 수 없는 코스에서 이번 대회가 치러진다.
 
그래서 그랜드 슬램을 노리는 박인비를 더욱 힘들게 하는 코스다. 그러나 박인비의 생각은 매우 긍정적이다. 그는 “잘 칠 때가 있으면 못 칠 때도 있다”며 마치 도인과 같은 자세로 대회에 임하고 있다. 이렇듯 박인비의 그랜드슬램 달성을 예상케 하는 가장 큰 힘은 역시 긍정적인 마인드다.
 
박인비의 애칭이 ‘조용한 암살자’이듯 그는 세계 최고의 난코스에서 더 강한 여왕으로 태어날 것으로 보인다. 장점을 많이 가진 골퍼이기 때문이다. 긍정과 담담함과 침착함, 그리고 위기를 즐길 줄 아는 프로정신, 다른 사람 보다 두배 쯤 강해보이는 타고난 심장은 골프여제의 그랜드슬램 달성과 함께 그만의 리더십으로 무장된 새로운 여제를 탄생시킬 전망이다.
 
영국계 외환중개회사 튤렛 프레본의 진은민 대표는 “요즘 경기침체로 금융시장 상황이 녹록치 않다보니 영업환경도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면서 “최근에는 박인비 경기를 통해 그의 위기관리 능력을 배우려 많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기회가 되면 박인비를 초청해 강의도 듣고 싶다”면서 “주변에 나와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이 아주 많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여러 개의 극장을 운영하면서 단국대 최고경영자과정 강의도 맡고 있는 위니아트 김용기 대표도 “기회가 되면 박인비 프로를 강단에 불러 그의 위기관리 능력 비결을 직접 들어보고 싶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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