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금리인상 속 유럽은 양적완화 지속...미국 기업도 유럽 가서 채권 발행

[초이스경제 최원석 기자] 유럽중앙은행(ECB)의 비둘기적 행보와 트럼프 랠리가 유럽 정크본드 발행량을 폭증케 하는 데 일조했다는 진단이 나왔다.

특히 미국은 금리를 올리고 유럽에선 양적완화 조치가 지속되자 미국 기업들까지 유럽으로 건너가 채권 원정 발행을 늘리는 행위도 주목받고 있다.

5일(한국시각) 블룸버그에 따르면 글로벌 신용평가기관 피치의 시장 분석이 눈길을 끈다.

피치는 “2017년 1분기 투자자들이 소위 ‘트럼프 거래’를 수용하면서 위험자산 선호성향이 높아진 상황은 유럽에서 하이일드 회사채 발행량이 전년 대비 두 배 넘게 만드는 데 일조했다”고 밝혔다. 비록 기저효과가 존재하긴 했지만 아주 큰 증가폭이라는 것이다.

올 1분기 유럽 전체 정크본드 발행 규모는 300억유로를 기록하며 2016년 1분기에 기록한 수치보다 2.5배 높은 수치를 보여주었다는 게 피치의 집계다. 지난해 1분기는 중국에서의 경제 충격에 대한 우려가 지배적인 시장 상황이었다.

신용등급이 B-를 밑도는 가장 위험한 채권, 즉 유럽의 정크본드들은 2013년 이후 가장 높은 발행 비중을 차지하며 시장에서 확산되고 있는 긍정론을 심화시키고 있다.

또한 기업들은 유럽중앙은행(ECB) 양적 완화 프로그램의 도움도 받았다. 양적완화 지속으로 인한 유로존 시장에서의 채권 공급 부족은 점차 높아지는 인플레이션 기대를 상쇄시키는 데 보탬이 됐고 채권에 대한 지속적인 수요가 존재토록 했다는 것이다.

피치는 “선진국들의 경우 특히 이 같은 긍정적인 여건에 편승한 채권발행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면서 “전년 동기 대비 최대 3배 많은 자금을 조달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또한 전체 유럽 정크본드 발행량에는 미국 기업들의 비중도 커졌다. 미국 기업들도 유럽에서의 금리 인하와 유로화 약세로 혜택을 본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미국 기업들은 1분기 유럽 하이일드 채권 공급의 약 20%를 차지하고 있다.

피치는 “올 한 해 남는 기간 동안 계속해서 ‘역 양키(reverse Yankee)’ 거래가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미국 연준이 금리인상 지속을 천명한 상황에서 미국 기업들은 보다 금리가 낮은 유럽시장에서 채권 발행을 지속할 것이란 진단이다.


[기사 정리=초이스경제 최원석 기자/ 기사 도움말=골든브릿지증권 안장현 마켓 애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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