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삭스 "경기침체 리스크 적지만 리플레이션 고점 지난 증후 일부 포착"

[초이스경제 김완묵 기자] 지난해 하반기 이후 올해 초까지 기대 인플레이션과 채권 수익률, 주가 상승을 이끈 ‘리플레이션’(성장 모멘텀 가속화 및 기대 인플레이션 상승)에 대한 흥분이 최근 들어 가라앉기 시작한 것이 아니냐 하는 관측이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서 제기되고 있다.

특히 경기가 상승세를 탔던 유럽, 일본, 미국 시장에서의 거시경제 설문조사 데이터들이 이 같은 관측을 일부 뒷받침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글로벌 금융기관인 골드만삭스는 16일 내놓은 분석 자료에서 “글로벌 경기 사이클이 가속의 고점 단계를 지난 것으로 보이지만, 글로벌 성장률은 여전히 괜찮은 수준을 기록하며 균형이 잘 잡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글로벌 증시의 강세장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증시 강세장은 단지 오래되거나 높은 밸류에이션의 결과로 끝나게 되는 경향을 보이지는 않는다. 경기 침체에 대한 두려움이 커질 때 끝나는 경향을 보인다. 투자자들의 마음속에 더 확고해지고 있는 경기침체 리스크가 어느 정도 줄어들었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골드만삭스는 최근에 리플레이션 조정이 주가에 얼마나 반영돼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다양한 요소들을 살펴보았다고 밝혔다.

일례로 경기방어주와 경기민감주의 상대 수익률을 살펴 보았을 때 2016년 하반기에 가장 강력한 성장 및 리플레이션의 회복은 일본과 유럽에 반영됐고, 이어 미국에 반영됐다. 대부분의 경우에 경기민감주는 경기방어주보다 강세를 보였지만 현재는 횡보를 보이거나 경기방어주보다 언더퍼폼(주가가 기준치 대비 덜 상승함)할 가능성도 있다.

여기서 경기민감주 섹터는 금융, 에너지, 재량소비재, 소재, IT 등을 포함한다. 이에 비해 경기방어주 섹터는 필수소비재, 헬스케어, 통신, 유틸리티 등이 포함된다.

이를 요약해서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최근 분석 결과를 살펴보면 지난해 7월부터 올해 2월까지 채권과 주식 시장을 사로잡았던 리플레이션 테마가 약화되었다. 리플레이션 테마에 불을 지폈던 요소들이 고점에 도달했기 때문이다.

일부 최근 설문조사에서는 미국과 중국에서 리플레이션이 둔화되기 시작했다는 데이터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것이 증시 강세장이 끝나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골드만삭스의 현재활동지수(CAI)는 4월에 +4.6%를 기록했는데, 선진국은 +3.1%, 이머징시장은 3월의 +6.2%에서 하락하긴 했지만 +5.8%를 기록했다.

현 단계에서 성장 모멘텀이 둔화되는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경기침체 리스크는 낮은 것으로 보인다. 또한 금융 혹은 기업 섹터에서 주된 불균형이 거의 없고, 이머징 시장의 대외 불균형은 크게 완화되었다. 미국에서 경기침체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커졌지만 주로 유휴생산력 감소 및 타이트한 노동시장 때문으로 리스크는 여전히 낮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경기침체 리스크가 크게 증가하기 위해서는 노동시장이 약화돼야 할 것이다.

낮은 경기침체 가능성은 시장의 변동성이 낮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는 이유를 설명하는 데 도움이 된다. 하지만 경기침체 리스크가 낮기는 하지만 성장률의 둔화는 높아진 변동성과 하락한 주식수익률로 이어질 수 있다.

◎ 경기민감주 vs 경기방어주

2016년 7월에 글로벌 채권 수익률이 최저치를 기록한 이후 주식시장에서 경기방어주 대비 경기민감주 섹터는 아웃포펌을 했다. 작년 중순 이후 경기민감주 섹터의 회복은 사실상 지난 4년 동안 나타났던 추세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하지만 올해 초 이후 상황이 반전되고 있다. 경기민감주 섹터가 횡보하거나 경기방어주 대비 언더퍼폼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이 같은 언더퍼폼이 일반적으로 성장 모멘텀의 둔화로 정당화된다고 생각한다.

글로벌 채권 수익률이 추가로 상승하지 않는 한 앞으로 몇 개월 동안 특정 경기민감주 섹터가 추가로 언더퍼폼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현재의 경기사이클 단계에서 전반적으로 경기민감주 섹터와 경기방어주 섹터 간의 차이점을 분명히 하기란 어렵고, 많은 부분이 채권 수익률에 달려 있을 것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대부분의 시장에서 밸류에이션으로 더욱 초점이 맞춰지고 있는 가운데 섹터 전망에 대해 더욱 균형 잡힌 관점을 견지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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