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 타임스, 주요 전문가 "유로존 다음번 위험은 이탈리아"

[초이스경제 최원석 기자] 이제는 이탈리아가 변수다.

16일(유럽시각) 증권계에 따르면 최근 유로존 경제가 기지개를 켜고 있다. 유로존 1분기 GDP 성장률이 1.7%로 시장 예상에 부합한데다, 유로존 3월 무역흑자도 309억 유로에 이르면서 2월(178억 유로) 대비 100억유로 이상 급증했다.

게다가 프랑스에선 중도 성향의 마크롱이 대통령에 취임하면서 프랑스의 부활을 외치고 있고 메르켈 독일 총리와는 정상회담을 갖고 ‘유로존 번영’을 강조했다.

그러자 독일증시는 전날까지 사상 최고치를 작성했고 이날엔 영국증시가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게다가 미국 달러 대비 유로화의 가치도 이미 1.1달러선을 훌쩍 넘어섰다. 최근 시장의 흐름은 ‘미국 위축 vs 유럽 활기’로 간주된다.

하지만 유로존엔 남은 복병이 기다리고 있다. 이탈리아의 불안이 그것이다.

영국의 유력경제지 파이낸셜 타임스는 “이탈리아에 대한 비관론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최근 이탈리아 증시가 비관론자들의 전망을 뛰어 넘어 호조를 보이고 있지만 이것이 유로존의 다음 번 절망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이 신문은 “엠마누엘 마크롱이 프랑스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혼란스러운 ‘프렉시트(프랑스의 유럽연합 탈퇴)’에 대한 두려움을 제거하고 난 뒤, 다수의 비관론자들은 유럽 투자자들에게 문제를 안겨줄 다음번 대상으로 이탈리아를 지목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하지만 “현재까지 투자자들은 이 같은 경고를 듣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파이낸셜 타임스에 따르면 이탈리아의 증시 벤치마크인 FTSE MIB는 지난 달 실시된 프랑스 대선 1라운드 이후 주요 유럽증시 인덱스 가운데 가장 좋은 퍼포먼스를 보이고 있다. 이탈리아 증시는 이 기간 중 10%나 급등하며 6.9% 상승한 프랑스 증시를 웃돌았다. 이탈리아 증시 인덱스의 최근 가파른 상승은 이탈리아 증시가 올해 스페인 증시에 이어 두 번째로 큰 랠리를 보인 인덱스로 만들어 놓았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유로존 회복과 관련해 약한 연결성을 찾는 사람들에게 있어 이탈리아 증시의 상승은 어느 정도 이해할 만한 것이다”면서도 “하지만 펀드 매니저들은 이미 문제점을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탈리아는 개혁가 마테오 렌지 총리가 지난해 12월 제헌 개혁에 대한 국민투표에서 패배하고 난 이후 과도 정부에 의해 운영되고 있다. 현재 오성운동당이 여론조사 결과에서 앞서고 있다.

이탈리아에 대한 우려와 관련해 가장 큰 위험 요소로는 이탈리아 은행들이 금융위기 직전 축적한 악성 부채로 고통받고 있다는 점과 금융위기 이후 오랫동안 지속된 경기침체가 꼽히고 있다. 이탈리아 경제는 향후 10년간 금융위기 이전에 보인 경제규모를 되찾지 못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신용평가사인 피치는 프랑스 대선 직전 이탈리아 정부에 대한 신용평가 등급을 정크등급에서부터 불과 두 단계 높은 수준으로 평가했을 정도다.

알제브리스 인베스트먼트(Algebris Investment)의 거시경제 전략 총괄 담당자인 알베르토 가요는 파이낸셜 타임스를 통해 “이탈리아가 다음 번 우려 대상”이라며 “마크롱의 승리는 이탈리아가 개혁에 뒤처진 유일한 국가가 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기사 정리=초이스경제 최원석 기자/ 기사 도움말=골든브릿지증권 안장현 마켓 애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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