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사우디 등이 감산에 합의해도 유가 얼마나 오를지 장담 못해"

[초이스경제 김완묵 기자]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국제 유가의 하락을 막고 추가적인 상승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는 가운데, OPEC이 셰일 생산자들은 물론 다른 경쟁자들과도 버거운 싸움을 벌여야 하는 국면에 직면해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영국의 저명한 경제저널인 이코노미스트는 22일 칼럼에서 이같이 보도하고 오는 25일 OPEC 회의에서 2018년 3월까지 감산을 연장하는 조치에 합의한다고 하더라도 유가의 추가 상승을 위해서는 적지 않은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예상했다.

이코노미스트는 "OPEC이 셰일 생산자들을 격퇴하기 위해 그동안 원유를 대규모로 풀었지만 자신들마저 큰 피해를 입고 셰일 업자들은 살아남는 바람에 실패한 게임이 되었다"고 설명했다. 셰일 업계는 한동안 어려움에 봉착하기도 했지만 시간이 가면서 고비용을 넘는 시추 기술들을 속속 개발하고 선물시장을 통한 헤지를 적절히 활용해 저유가 속에서도 살아남는 노하우를 습득했다는 평가다.

즉 셰일 원유 업자들은 석유 시추 사업이 안정적인 수익 창출이 가능한 제조업으로 변모하도록 노력해 OPEC의 석유 업자에 비해 예측 가능한 사업 모델을 완성하는 데 성공했고, 증산을 위한 금융비용 차입을 용이하게 만들었으며 현금흐름도 풍성하게 가져가는 데 성공했다는 것이다.

이코노미스트는 "이들에게 금융비용을 대준 금융 업자들 중에는 사모펀드 및 연금펀드 투자자들이 포함될 정도로 발전된 수익모델을 제공했는데, 이들은 선물시장을 통한 거래를 통해 안정적인 수익률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셰일 원유 생산이 늘면서 WTI(미국서부텍사스산 원유) 선물 계약은 5년 전 대비 두 배 높은 수치이고 2012년에 거래 비중이 16%를 차지한 데 비해 현재는 선물 계약이 전체 시장의 25%를 차지할 정도로 그 규모가 커졌다는 것이다.

또한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들어 셰일 원유 시추기 수의 증가를 보면 앞으로도 이들의 생산이 여전히 견고할 것임을 보여준다"며 "미 에너지정보국은 셰일 원유 생산에 힘입어 내년까지 미국이 하루 1000만 배럴의 원유를 생산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2015년 4월의 최대 생산 수준을 넘어서는 수치로 이 같은 생산 규모는 미국을 러시아, 사우디와 동일한 원유 생산 국가로 올려놓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게다가 OPEC과 러시아가 이번에 감산에 합의한다 해도 "IEA(국제에너지기구)는 어려운 국내 환경으로 인해 감산의 대상이 되지 않는 OPEC의 회원국인 리비아와 나이지리아가 최근 생산을 크게 증가시킨 점은 동료들의 노력을 약하게 만들 수 있다고 언급했다"고 전했다.

더욱이 올 한 해 글로벌 원유 수요는 예상보다 약했다는 지적이다. 최근 발표된 컨설팅 업체 리포트에 따르면 선진국의 원유 수요는 이미 최대에 달했고 중국 및 인도와 같은 이머징 시장들 역시 원유를 보다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기술들을 사용하면서 수요가 더 이상 늘기 힘들다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이코노미스트는 "이 모든 상황은 OPEC과 러시아가 감산에 나선다 해도 국제 유가가 얼마나 더 상승할 수 있을지에 의구심을 품도록 만든다"고 언급했다.

[기사 정리=초이스경제 김완묵 기자/ 기사 도움말=골든브릿지증권 이동수 매크로 전략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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