뱅가드의 저가 온라인 서비스 출시...영국 운용사들 바짝 긴장

[초이스경제 최원석 기자] 영국 시장에 뱅가드 비상이 걸렸다.

뱅가드(Vanguard)의 활약으로 영국 투자산업 시장에선 거센 가격 전쟁이 일어날 수 있다고 글로벌 신용평가기관 무디스가 밝힌 것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미국 펜실바니아주에 위치한 뱅가드가 주목받고 있다. 뱅가드는 지난해 최고의 펀드 판매자로 잘 알려져 있다. 또한 전 세계적으로 두 번째로 큰 운용자산을 갖고 있다. 뱅가드의 2015년말 기준 운용자산 규모는 자그마치 8720억 유로에 달한다.

이런 뱅가드가 투자산업 시장에서 가격 경쟁을 통해 무차별 공격에 나서면서 영국에 초비상이 걸렸다.

영국 유력 경제 일간지 파이낸셜 타임스는 “글로벌 3대 신용평가사 중 하나인 무디스가 뱅가드의 움직임 이후 영국 투자 산업에서의 치열한 가격 전쟁을 예고했다”고 전했다.

무디스(Moody’s)는 실제로 “뱅가드의 영국 온라인 투자시장으로의 진입은 나머지 투자 산업에 커다란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뱅가드의 부상으로 펀드 슈퍼마켓, 최근 부상하고 있는 온라인 로보 어드바이져, 그리고 전통적 액티브 매니저들 모두 낮은 수익으로 고통받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한편 뱅가드의 고객을 향한 직접적인 온라인 서비스 출시 계획은 지난주 영국 투자산업을 뒤흔들어 놓았는데, 일부 영국 기업의 주가를 8% 넘게 떨어뜨리기도 했다.

이와 관련, 펀드 슈퍼마켓의 임원인 해그리브스 랜스다운은 “뱅가드와의 가격 경쟁을 환영한다”고 말했지만 무디스 애널리스트들의 시각은 다르다.

무디스 애널리스트들은 “뱅가드의 가격 경쟁 위협에 영국 투자산업 시장이 우려된다”면서 “특히 뱅가드의 이번 움직임은 금융상품 판매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주체들의 수익성을 갉아먹게 될 가격 전쟁을 촉발시킬 것이다”고 강조했다.

특히 무디스의 애널리스트들인 마리나와 바네사 로버트는 “지난해 최고의 펀드 판매이자 전 세계적으로 두 번째로 큰 운용자산 규모를 지닌 뱅가드는 2015년 연말 기준으로 8720억 유로에 달하는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면서 “이는 영국 금융 소매시장에 큰 충격을 가할 정도로 큰 자산 규모로 여겨진다”고 말했다.

무디스는 “넛메그(Nutmeg), 인터렉티브 인베스터(Interactive Investors)와 같은 소형 온라인 서비스 제공자들이 뱅가드의 공격으로 가장 큰 타격을 받게 될 것”이라며 “이들의 가격 유연성 부재가 걱정된다”고 지적했다.

또한 무디스는 “애버딘(Aberdeen), 헨더슨(Henderson), 슈로더(Schroders), 피델리티(Fidelity)와 같은 액티브 투자자들 또한 뱅가드의 낮은 가격에 두려움을 느끼게 될 것”이라며 “뱅가드가 저비용의 인덱스 추적 및 ETF 도구들에 대한 채택을 가속화시킴에 따라 다른 거대 운용사들도 수수료와 마진 압박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무디스는 “뱅가드가 추진하는 젊은 투자자 유인 노력도 장기적으로는 시장에 충격을 가할 것”이라며 “젊은 투자자들이 그들의 커리어를 발전시키고 점차 높은 소득을 축적함에 따라 이 같은 인구 통계는 저비용의 서비스와 투자 펀드들에 익숙해지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기사 정리=초이스경제 최원석 기자/ 기사 도움말=골든브릿지증권 안장현 마켓 애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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