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제 이외 부가 서비스 적고 접근성도 낮아...결제율 기대 이하

[초이스경제 이영란 기자] 애플의 모바일 결제시스템인 애플페이가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중국시장에서 유독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29일 코트라 상하이 무역관 및 현지언론 등에 따르면 지난해 말 중국의 모바일결제 금액은 38조6000억위안(6343조원)으로 전년 대비 200% 증가했다. 급증하는 중국 모바일결제 시장에서 애플페이가 차지하는 점유율은 미미한 수준이다. 은행카드에 애플페이를 연결한 소비자 비율은 4% 이내인 300만명에 불과하다.

지난해 말 기준 알리페이와 위쳇페이의 시장점유율은 91%를 양분한 가운데 애플페이 등 기타 8개 결제 수단이 나머지 9%를 를 차지하고 있다.

토종인 두 업체는 전자상거래와 SNS와의 결합을 통해 확실한 루트를 확보하며 경쟁력을 갖춘 것이 가장 큰 강점이다.

애플페이의 약세는 알리페이-위쳇페이라는 강력한 경쟁상대가 있는데다 중국 소비자의 눈높이에 맞춘 서비스에도 소홀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애플페이의 가장 큰 약점은 아이폰에서만 내려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어느 휴대폰에나 설치가 가능한 다른 결제앱보다 사용자 수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알리페이와 위쳇페이는 온라인 결제 외에도 콜택시나 음식배달앱 등 다양한 분야와 손잡고 서비스를 확대해나가는 반면 애플페이는 부가 서비스도 약했다는 분석이다.

또한 알리페이와 위챗페이는 단순 결제 외 계좌이체를 포함한 기본적인 금융 업무, 쇼핑 시 혜택 제공, 수도세·전기료 납부, 영화티켓 구매 등 사용 범주가 넓지만 애플페이는 계좌이체 기능조차 없어 사용자들의 외면을 받았다는 것이다.

애플페이의 실패 원인으로 꼽히는 또 다른 이유는 미국과 다른 정책을 펼쳤다는 점이다. 애플페이는 미국에서는 은행과 연계해 애플페이로 결제할 경우 캐시백을 10%씩 지급하는 등 다양한 유인책을 썼다. 하지만 미국에서와 달리 중국에서는 캐시백 전략을 쓰지 않아 토종 강자들과 맞서기 어려웠다.

애플페이는 상인들에 대한 보조에도 인색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알리페이가 중국 소상인들에게 수수료를 최대한 낮춰주고 리베이트를 지급하는 것과 비교되는 점이다. 상인들은 애플페이를 결제하기 위해 최소 600위안(10만원)이나 하는 NFC기계를 설치해야 한다. 토종앱 결제 시에 POS기와 스캐너만 구비되면 되는 것보다 훨씬 불리한 셈이다.

한편 알리바바와 텐센트는 최근 중국 시장에서의 자신감을 앞세워 미국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이들 두 업체는 애플페이와 직접 경쟁에 나서겠다고 선언했지만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시장에서는 애플페이가 안전성 면에서 우위에 있는데다 아이폰 점유율도 높아 상대적으로 유리한 입장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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