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번 G7 회담에서의 최대 승자라고 할 정도로 취임 후 첫 번째 정상외교에서 이미지 상승효과를 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손을 손마디가 하얘질 정도로 움켜쥔 것과, 유독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에서만 통역 없이 프랑스어로 발언한 건 해프닝이라기보다는 미리 작정한 것으로 보여 지고 있다. 마크롱 대통령의 이같은 행동이 호감을 낳고 있는 배경에는 유럽인들의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반감이 존재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독일을 비롯한 유럽 국가들과의 무역 불균형을 비판하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방위비에 대한 유럽부담 증대를  요구하고 있다. 또한 전임자인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유럽국가들이 추진해온 기후협약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내고 있다. 유럽인들로부터 지탄받을 일들만 벌이고 있다. 거기다 유럽정상들과 회동하는 자리에서 두스코 마르코비치 몬테네그로 총리를 무례하게 밀쳐내는 행동으로 빈축을 샀다.
 

▲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사진=엘리제궁 홈페이지.


유럽인들의 심정을 대신해 트럼프 대통령을 ‘응징(?)’한 마크롱 대통령은 이번에는 프랑스에서 새로운 손님을 맞는다.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다.

프랑스의 대통령선거과정에서 푸틴 대통령은 프랑수아 피용 공화당 후보와 마린 르펜 국민전선 후보를 지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푸틴 대통령의 이런 행적과 달리 프랑스 방문에서는 마크롱 대통령의 특별한 환영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을 29일 베르사유 궁전으로 안내해 러시아 근대화의 명군주인 표트르 대제의 초상화를 보여줄 예정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공식적으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침공”을 비판하는 입장이다. 그러나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까지 결부된 국제 관계에서 프랑스와 러시아의 관계는 새롭게 형성되고 있다.

G7 회담이 끝난 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유럽이 스스로 일어서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메르켈 총리의 발언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겨냥한 것을 풀이되고 있다.

미국과의 관계를 재설정하는 것은 러시아와의 재설정으로도 이어진다. 이런 상황에서 프랑스와 러시아의 정상회담이 진행된다.

앞서 그리스의 알렉시스 치프라스 총리도 2015년 그리스 채무불이행 위기 때 서방 채권단과의 협상이 난항을 겪자 러시아를 방문해 환영받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또 다른 길을 선택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유럽의 외교가 미국과의 관계에 따라 러시아와의 관계도 크게 변하는 속성을 보여주는 가운데 마크롱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을 만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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