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적완화 축소 부각되면서 비관론자들 다시 고개들어 시장충격 부채질

미국 양적완화(QE) 축소 이슈가 갈수록 부각되면서 이를 빌미로 한 ‘불길한 전망’이 잇따라 쏟아져 나오고 있다. 또한 이 때문에 가뜩이나 심리적으로 위축된 미국과 글로벌 증시를 더욱 불안케 하고 있다.

12일(한국시각) 국내외 증권계에 따르면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증시가 양적완화 축소우려로 겁을 잔뜩 집어먹은 분위기다. 각종 심리불안을 부추기는 불길한 전망이 여기저기서 쏟아져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그간 호황장세에선 한동안 종적을 감추었던 미국의 대표적인 비관론자 ‘마크 파버’가 지난 주말 때맞춰 등장했다. 그는 “지금 미국 증시상황을 놓고 보면 지난 1987년에 있었던 블랙먼데이 상황을 연상케 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올 연말까지 미국 대기업을 대표하는 S&P500지수가 지금보다 20% 하락할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최근 미국 대기업들의 실적을 보면 몇몇 기업에 의존하는 현상이 심화되고 있고 미국 양적완화로 인해 시장 또한 왜곡된 것이 이같은 전망의 배경이라는 것이다.

마크 파버는 그러나 이정도의 하락폭을 갖고 붕괴라고 표현할 수는 없다고 진단했다. 단순한 하락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아울러 신흥시장에 대해선 아직 투자할 시점이 아니라고 덧붙였다. 그는 다만 장기국채나 부동산 뮤추얼펀드, 금 관련 업종은 여전히 유망하다며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미국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의 한 관계자는 오는 9월 양적완화 축소 결정을 내릴 경우 채권시장이 1961년 이후 가장 우려스런 충격을 받을 것이라고 주장해 눈길을 끌었다. Fed가 채권매입을 중단하거나 줄일 경우 채권가격이 급락할 수도 있다는 전망을 내놓은 것이다.

이와관련, 로이터도 채권시장에서 자금 유출이 아주 컸던 점을 집중 부각시켰다. 최근 채권펀드에서 32억6000만달러가 유출돼 채권시장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게 로이터의 설명이다. 이는 양적완화 축소가 이뤄질 경우 채권시장이 집중 타격을 입을 것이란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런 가운데 월가에선 벤 버냉키 Fed 의장의 조기 사퇴가능성이 불거지고 있다. 그가 이달말 열리는 와이오밍주 잭슨홀 통화정책 미팅에 불참키로 한데 이어 차기 FOMC(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 통화정책 회의에도 참석하지 않을 수 있다며 이같은 얘기가 흘러나와 시장을 더욱 불안케 하고 있다.

특히 양적완화 축소를 앞두고 미국증시에서 이같은 부정적 이슈가 여기저기서 부각되고 있는 것은 시장 불안 심리가 그만큼 커지고 예민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이같은 심리적 불안을 충동하는 요인에는 냉정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신승용 알바트로스투자자문 부대표는 “양적완화 축소가 시작된 직후에는 신흥시장 등이 타격을 받을 것이나 일정기간이 지난 뒤엔 미국 경제호전에 힘입어 신흥국의 수출이 증가할 것으로 보이는 등 시장은 다시 안정을 되찾을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저작권자 © 초이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