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경제연 "유가상승 기저효과 줄고...美 · 中 수출도 감소 예상"

[초이스경제 이영란 기자] 올 들어 수출이 크게 늘어나고 있지만 수출증가분 가운데 가격상승 효과가 60%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경제연구원의 8일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5월 한국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3.4%를 기록했다. 7개월 연속 증가, 5개월 연속 두 자릿수 증가율을 달성하는 등 지난 2년간의 수출 부진에서 탈출하는 모습이다.

이 같은 성과는 수출 물량이 늘어난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가격상승 효과가 주된 요인으로 분석됐다. 환율 상승 및 주력 산업들의 단가 상승 이외에도 국제유가 상승이 수출가격 상승에 큰 몫을 한 것이라는 풀이다.

▲ 수출가격지수와 국제유가 증가율. /자료=현대경제연구원 제공

실제로 지난 1~4월 전년 동기 대비 수출증가율은 16.8%로, 가격 상승 요인이 10.1%포인트, 물량 증가 요인이 6.8%포인트로 나타났다. 수출증가율을 100%로 본다면 가격 상승과 물량 증가 요인이 각각 60%, 40%라는 분석이다.

주요 산업별 보면 석유제품 수출은 46.6% 증가했는데 이 가운데 가격 상승에 따른 증가폭은 46.2%포인트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또한 철강(23.6% 중 18.9%포인트), 석유화학(23.0% 중 14.7%포인트) 등도 가격상승 효과가 높게 나타났다.

하지만 하반기에는 유가 상승의 기저 효과가 끝나는 등으로 수출을 낙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최근의 유가 상승은 수요회복보다는 OPEC 감산 영향이 더 크며, 미국 셰일오일 증산 가능성 등으로 추가적인 유가 상승은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하반기에도 수출 회복세는 이어지겠지만 가격 상승효과는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게다가 주요 수출시장인 미국과 중국으로의 수출이 약화되는 모습도 하반기 수출 전망을 낙관하기 어려운 요인 가운데 하나다.

이외에도 선진국의 완화적 통화정책 종료 가능성, 보호무역주의 확산,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재협상 가능성, 주요국 정치 리스크 등도 하반기 수출 리스크 요인으로 꼽힌다.

백다미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통상 역량을 강화하고 대외 불확실성을 차단하는 등 수출 회복세를 지속적으로 견인할 수 있는 시장별 맞춤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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