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최근 이머징 채권 투자 급증...미국, 유럽 금리 올리면 큰 손실 우려"

[초이스경제 최원석 기자] 블룸버그가 “무분별한 이머징(신흥국 시장) 채권 투자에 조심할 필요가 있다”고 경고해 주목된다.

투자자들은 최근 주식과 채권에 대한 현실 안주가 심한 상태에서 이머징 시장 부채(채권)에 대한 선호를 높이고 있지만 일부 매수자들은 이머징 시장에서 일어날 수 있는 몇몇 펀더멘털 측면의 사실(위험요인)들을 묵살하고 있어 걱정이라는 것이다.

특히 내년부터 이머징 시장 채권의 만기가 집중 도래하는데, 미국과 유럽이 금리를 올리는 등 대형 변수가 생길 경우 투자자들이 큰 위험에 처할 수도 있다는 게 블룸버그 측의 지적이다.

12일(한국시각) BloombergGadfly에 따르면 최근들어 이머징 시장의 부채(채권)는 전반적으로 신뢰도가 하락하고 있다. Bloomberg Intelligence의 Damian Sassower라는 전문가는 이 같은 사실을 최근 발표한 리포트에서 언급했는데 “특히 터키, 에콰도르, 스리랑카 등 신용등급이 낮은 국가들이 어떻게 신규 채권을 마구 발행하고 팔아먹었는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블룸버그는 “이같은 묻지마식 투자가 얼마나 심각한지는 지난주 기록적인 자금이 유입된 가장 거대한 이머징 시장 채권 ETF(상장지수펀드)의 구성요소를 살펴보면 잘 알 수 있다”면서 “해당 펀드인 iShares J.P. Morgan USD Emerging Markets Bond ETF는 투자 가이드로 널리 활용되는 벤치마크를 추적한다”고 전했다. 그런데 블룸버그가 취합한 자료에 의하면 해당 펀드가 보유하고 있는 BB 등급 또는 그 이하의 신용등급을 가진 채권의 보유 비중은 2015년 6월의 44.7%에서부터 지난주엔 48.1%로 확대돼 문제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

블룸버그는 아울러 “헤지펀드들과 액티브 펀드 매니저들이 유심히 관찰하는 이른바 브라질 및 베네수엘라 등과 같은 일부 이머징 시장에도 이미 잘 알려진 문제점들이 존재한다”면서 “부채 상환에 있어서 기복이 심한 역사를 지닌 덜 선진화된 국가들이 더 많은 자금을 조달하고 있는 게 문제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는 이어 “나이지리아를 일례로 살펴보면, Zenith Bank는 5억달러 규모의 채권을 발행했는데 이는 2014년 이후 나이지리아 은행이 처음으로 경화 시장에 접근하려는 노력을 보인 것으로 간주된다”면서 “하지만 나이지리아 기업들, 특히 은행들은, 과거 여러차례 디폴트에 처한 적이 있었음을 잊어선 안된다”고 경고했다.

블룸버그는 “상황이 이런데도 이 같은 펀더멘털 측면에서의 위험 증가는 수익률에 반영되고 있지 않다”면서 “이머징 시장 부채(채권)의 평균 수익률은 올해 크게 하락했는데(즉 이머징 채권의 가격이 올해들어 크게 올랐는데) 특히 미국 회사채와 비교하면 이머징 채권 가격 상승 폭이 큰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는 “미국이나 유럽의 경우 자금을 조달하기는 저렴하지만 투자하기는 매우 비싸다는 점 때문에 투자자들이 선진국 시장에서 현금을 빌려와 덜 발달된 이머징 국가들에서 높은 수익률을 제공하는 증권이나 채권을 매수하다 보니 이런 묻지마식 투자위험이 커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블룸버그는 “특히 중국이 눈부신 성장의 끝자락에서 발생할 수 있는 지저분한 상황을 모면하면서 이머징 시장들의 위험도 덜 부각되고 있다”면서 “또한 이는 미국 달러가 약세를 보이도록 하는 데에도 도움이 됐고 이머징 시장 국가들이 달러 표시 부채를 상환하는 것을 용이하게 만든 측면이 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는 하지만 “이러한 장밋빛 허황 이면에는 보다 뒤섞인 (위험한) 그림이 존재한다”면서 “이머징 시장 인덱스 펀드들에 투자하고 있는 투자자들은, 위험에 대비할 준비가 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상황에 빠져들고 있다”고 역설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한편 이머징 시장 국가들의 경화 표시 부채의 만기는 2018년부터 집중 도래한다. 그런데 만기까지 이머징 시장의 상황은 크게 변할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블룸버그는 “미국과 유럽이 금리를 올리면 이들 이머징 시장의 상항은 더욱 위험해질 수 있다”면서 “지금은 분명 이머징 시장 투자자들에게 좋은 기회가 될 수 있겠지만 반대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 존재한다는 점을 잊어선 안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투자자들이 보다 선별적으로 변해야 할 시기임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사 정리=초이스경제 최원석 기자/ 기사 도움말=골든브릿지증권 안장현 마켓 애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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