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QE축소로 어수선한 상황에서 일본 경기까지 위축돼 걱정

월가를 비롯한 글로벌 투자자들의 고민이 늘어가고 있다. 지금 미국 양적완화(QE) 축소를 고민하기도 바쁜데 미국을 모방해서 추진해 온 일본의 양적완화마저 휘청이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의 2분기 GDP(국내총생산) 성장률이 연간 기준으로 2.6%로 예상치 3.6%보다 크게 나쁘게 나오면서 일본까지 잘못되면 어쩌나 하며 ‘주식투자’를 더욱 꺼리고 있다. 이 바람에 미국 유럽 주가가 동시에 혼조세로 돌아섰다.

12일(미국시각) 뉴욕증시에선 가뜩이나 양적완화 축소 우려에 휴가철까지 겹쳐 거래가 부진한 마당에 일본 악재까지 덮쳐 시장분위기가 더욱 썰렁했다. 이같이 나쁜 성장률을 갖고 일본이 양적완화 성공의 핵심 내용인 소비세 인상을 할 수 있겠느냐는 우려에서였다.

이에따라 다우지수는 1만5419.68로 5.83포인트, S&P500지수는 1689.48로 1.94포인트 각각 하락했다. 다만 나스닥지수는 9월10일 아이폰5S 출시를 앞둔 애플의 주가가 상승하는 등의 호재에 힘입어 3669.95로 9.84포인트 오르는 기염을 토해 대조를 보였다.

유럽에선 영국 프랑스 주가가 하락하고 독일 주가만 소폭 상승했다. 엔달러 환율은 달러당 97엔 수준에서 맴돌았다.

그러면 미국과 유럽 등 글로벌 증시에서 일본의 GDP가 왜 이토록 중요한가. 그건 일본의 양적완화 성패가 소비세 인상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지금 일본은 국가부채비율이 GDP대비 250%라는 최악의 상황에서 무제한 양적완화, 즉 무제한 돈 풀기정책을 펴고 있다. 자연 재정상태는 더 악화될 수 밖에 없다. 그러자면 세금을 인상해 재정악화부담을 덜어줘야 한다. 이것이 이른바 양적완화와 연동해 추진하고 있는 소비세 인상안이다.

그러나 경기가 호전되지 않은 상황에서 소비세를 올릴 경우 국민반발은 더 커질 뿐 아니라 성장률은 소비 위축으로 더욱 후퇴할 수 있다. 또한 이 경우 경제회복을 위해 추진해 온 양적완화고 뭐고 다 물거품이 되고 만다. 이것이 일본이 갖고 있는 치명적 약점이다.

그런데 미국의 양적완화가 큰 효과 없이 끝나가는 마당에 일본마저 양적완화에서 실패하면 그야말로 큰일이다. 세계 경제는 일본발 악재에 또한번 휘청일 수도 있는 상황이다. 특히 한국에게도 일본이 적당히 성공하거나 적당히 실패하면 괜찮은데 일본이 아주 크게 실패하면 역시 대형 악재로 다가 올 수 있다.

일본은 지금 마지막 소비세 인상의 기회인데 GDP가 나쁘게 나와 전 세계에 큰 우환거리를 하나 더 던져주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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