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금리인상에도 채권금리, 달러가치는 오히려 하락...신흥국도 쇼크 제한적일 듯

[초이스경제 최원석 기자] 14일(미국시각) 미국 연준이 FOMC 회의를 끝내면서 급기야 추가 긴축 조치를 단행했다. 기준금리를 3월에 이어 또다시 0.25%포인트 올리고 연준의 자산을 연내에 축소키로 했다.

이에 따라 이번 연준의 결정으로 신흥국 시장이 얼마나 타격을 받을지가 관전 포인트로 대두되는 가운데 일각에선 “별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조심스런 전망이 나와 주목받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 연준의 기준금리 추가 인상 및 연준의 연내 대차대조표(자산) 축소 계획 발표에도 불구하고 미국 금융시장은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결정으로 인한 영향을 별로 크게 받지 않아 눈길을 끌었다.

우선 이날 연준의 금리인상에도 불구하고 미국 은행주는 오히려 혼조세를 보였다. 씨티그룹(+0.05%)과 웰스파고(+0.15%)의 주가만 살짝 올랐을 뿐 뱅크오브아메리카(-0.04%), JP모간체이스(-0.20%) 등의 주가는 오히려 하락해 눈길을 끌었다. 원래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리면 금융주의 주가는 오르는게 상례다. 금리가 오르면 예대마진 차익을 얻을 기회가 커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날엔 달랐다. 금리인상 요인이 이미 시장에서 충분히 반영된데다 금리인상이 오히려 부실채권을 늘리거나, 유가하락으로 고전중인 석유회사 대출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는 전망에 따라 미국 금융주가 혼조세를 보였다.

그 뿐 아니다. 이날 미국 연준이 기준금리를 올렸지만 오히려 주요 국채금리가 급락한 것도 예상밖의 일이다. 실제로 이날 미국 5년물 국채금리는 1.72%로 3.54%나 떨어졌고 10년물 금리도 2.13%로 3.67% 급락했다. 30년물도 2.77%로 3.28% 후퇴했다. 이 또한 연준의 금리인상 요인이 그간 채권시장에 충분히 반영된 결과로 풀이됐다.

이날 의외의 흐름은 또 있었다. 미국의 금리인상에도 불구하고 미국 달러가치가 하락했다는 점이다. 이날 뉴욕외환시장에서 주요 6개국 통화대비 미국 달러화가치 수준을 나타내는 달러인덱스가 96.94로 0.06% 하락했다. 미국 연준이 금리를 올리면 달러가치가 올라야 하는데 오히려 후퇴한 것이다. 이 또한 미국의 금리인상 요인이 사전에 충분히 반영된 결과로 여겨지고 있다.

상황이 이쯤 되자 이날 미국주식시장도 연준의 금리결정 보다는 다른 요인의 영향을 더 받았다. 이날 발표된 소매판매 부진, 소비자 물가 부진 등이 시장에 영향을 미쳤고 국제 유가 급락에 증시는 더욱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이런 가운데 이날 미국증시 3대 지수는 혼조세로 마감됐다.

금융전문가들은 “이날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미국 달러가치가 하락하고 미국의 국채수익률이 추락한 것은 눈여겨 봐야 한다”면서 “이런 상황이라면 미국발 신흥시장 쇼크도 제한적일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미국 연준이 그간 금리인상 가능성을 먼저 흘리면서 시장 충격을 줄인 것도 시장 안정에 도움을 줬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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