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9일 "아직 디플레이션(Deflation)을 우려할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 총재는 이날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3.00%) 동결을 결정한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국내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는 매달 0.1%포인트씩 내려가 현재 3.6% 수준"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현재 물가상승률이 1.5%로 내려간 것은 무상보육이나 무상급식에 따른 영향"이라며 "만약 그런 정책이 없었다면 2.1%가량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한은은 물가안정 목표 중심선을 3%로 설정하고 이를 중심으로 ±1%포인트를 물가안정 범위로 설정하고 있다.
 
그는 "최근 가계부채가 높은 수준이고 주택가격도 부분적으로 하락하는 지역이 생기며 소위 부채 디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면서도 "그 문제가 결코 가벼운 것은 아니지만 아직까지 우려할 정도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다음은 김 총재와의 일문일답.
 
-시장에서는 기준금리 추가 인하 압박이 높다고 분석하고 있다. 추가 인하 가능성과 시기는.
 
"즉답하기 어렵다"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어떻게 보나.
 
"장·단기 금리가 역전되면 일반적으로 금융 중계 기능이 위축될 것이다. 장기투자 기관의 경우 일부 역전현상이 있으면 리스크를 좇아가는 성향이 생기기 때문에 이 현상이 장기간 지속되면 금융시스템에 리스크가 생기지 않을까 해서 통화 당국에서는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햇었다. 장·단기 금리는 통화정책의 유효성이라는 측면에서 고려대상이 된다.
 
세계적으로 장·단기금리 역전 현상이 오랫동안 지속된 나라는 많이 있다. 유럽의 독일 등을 보면 1년 넘게 지속되기도 하고 프랑스나 영국은 80~100일 지속됐다. 호주도 상당히 오랫동안 그 현상이 유지됐다.
장기 금융시장의 경우 해외투자자는 국내에 투자할지 여부를 장단기 금리만으로 결정하지는 않는다. 단기 금융시장은 각 나라의 여러 제도나 정책의 영향을 받고 각 나라 특유의 상황에 따라 많이 다르다."
 
-물가안정 목표 중심선에서 '중심선'이라는 말이 빠진 이유는. 그리고 물가안정 목표 범위 밖으로 내려간 물가상승률을 높이기 위한 통화정책을 펼 것인가.
 
현재 물가안정 목표 중심선은 3%이고 여기에 플러스 마이너스 1%포인트를 더하게 된다. 물가안정 목표는 3년에 한 번씩 새로 정한다. 현재 정한 목표선은 올해 말까지를 말하는 것이다. 
 
현재 1.5%로 물가상승률이 내려간 것인 무상보육이나 무상급식에 따른 영향으로 보인다. 만약 그런 정책이 없었다면 2.1%가 됐을 것이다. 그렇기에 갑자기 이를 물가상승률을 올리기 위한 통화정책은 없을 것이다. 국내의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는 매달 0.1%포인트씩 내려가 현재 3.6% 수준이다. 아직까지는 디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는 크지 않다.
 
최근 가계부채가 높은 수준이고 주택가격도 부분적으로 하락하는 지역도 생기면서 일각에서는 소위 부채 디플레이션(Debt Deflation), 즉 부채와 디플레이션이 연결되는 게 아니냐는 시각이 있다. 그 문제가 가벼운 것은 아니지만 현재 그런 상황은 아니다."
 
-선진국들의 양적완화 조치가 신흥국 경제를 교란한다는 말이 있다. 선진국의 추가 양적완화조치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데 기준금리 결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선진국의 양적완화가 신흥국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 적이 있다. 그때는 지금에 비해 선진국의 경제회복이 더 빠를 것이라고 판단했다. 유동성과 실물경제가 한번 연계돼 실물부문이 회복된다면 유동성의 영향은 더 커질 것이다. 그것이 자본의 이동이 더 커진 상황에서 우리나라와 같은 국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에 경계하고 있다.
 
지금 미국이나 유럽 경제가 양적완화 조치를 한 것만큼 빠르게 회복하지는 못하고 있다. 그래서 시장에서는 더 강하게 조치하라고 하지만 그 둘 사이를 어떻게 조화를 이룰지가 과제다."
 
-추경예산 편성 등 더욱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보나.
 
"지금 중앙은행에서 추경의 필요성을 말하는 건 부적절하다. 일단 하반기 추가 재정지출 목표인 8조5000억원이 있다. 일반적인 추경 규모보다 결코 적지 않은 것이다. 그것부터 효과를 봐야지 자꾸 새로운 것을 이야기하는 건 부적절하다. 현재로서는 경기부양 노력을 각자 나름대로 하고 있고 정책 간 공조가 이뤄지는 게 중요하다."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하하면 물가상승 우려가 커지지 않을까.
 
"기준금리를 인하하면 물가는 연말까지 0.001%정도 오를 것이다. 내년은 0.03%로 보고 있다. 국제곡물가격이 10% 오르면 3~12개월 시차를 두고 0.07%에서 0.21% 정도 오를 것으로 본다. 지난달 물가가 1.5% 올랐고 한은의 전망에 의하면 그 수준을 벗어나지 않을 것이다."
 
-기준금리 인하로 인한 효과가 이미 나타났다고 보는가 아니면 더 지켜봐야 하는 건가.
 
"물론지켜봐야 한다. 국내 경제성장은 기본적으로 대외의존도가 높다. 수출과 내수가 다 부진한데 특히 내수에서 설비투자, 건설 등등 모든 것이 부진한 상황이다. 지난달 호전되는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대외적 여건에 대해서는 수출을 늘린다든지 해야하지만 수출이라는 건 외국의 수입과 수요에 달려 있기에 그쪽의 경기회복에 따라 결정될 것이다."
 
-마무리 말.
 
"지난달 기준금리를 인하한 뒤 시장에서는 그에 따른 변화가 있었다. 기준금리가 촉매제 역할을 한 것도 있지만 그것이 모두 이끈 것은 아니다. 기본적으로 글로벌 시장과 연결돼 있기에 그런 힘이 내재돼 있다. 세계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유독 우리나라만 성장하기는 힘들다. 수출과 내수가 보완 및 협조 관계를 유지하며 경제를 이끌어야 한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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