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경제지표도 혼조...달러, 대부분 통화 대비 약세 이어가

[초이스경제 최원석 기자] 23일(미국시각) 미국 달러가치가 또 떨어졌다. 사흘 연속 하락이다. 추가 금리인상을 둘러싸고 미국 연준 위원들의 발언이 엇갈린데다 미국의 경기지표까지 혼조세를 보인 것이 향후 금리 추가 인상에 대한 의구심을 높이며 달러가치를 또 짓눌렀다.

뉴욕 외환시장에 따르면 이날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미국 달러화가치 수준을 나타내는 달러인덱스가 97.26으로 전일 대비 0.3% 하락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달러 인덱스도 88.62로 전날의 88.83보다 낮아졌다.

이로써 미국 달러인덱스(달러가치)는 최근 3일 연속 하락했다. 달러인덱스는 이틀전엔 0.18% 하락했고 전날엔 0.02% 후퇴했었다.

이날 미국 달러가치가 더 떨어진데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 무엇보다 이날 발표된 미국의 경제지표가 엇갈렸다.

금융정보 서비스 업체 마킷에 따르면 미국의 6월 종합 구매관리자지수(PMI) 잠정치는 53.0으로 낮아졌다. 이는 지난 5월의 53.9에 비해 둔화된 것이다. 또한 제조업 PMI 잠정치는 52.1을, 서비스업 PMI 잠정치는 53.0을 각각 기록했다.

반면 5월 미국 신규주택판매는 61만가구로 전월의 59만3000가구보다 1만7000가구나 늘었다. 이는 시장전망치인 59만가구도 훌쩍 웃돈 것이다.

이날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위원들의 발언도 엇갈렸다. 최근 미국의 경제지표가 신통찮은 흐름을 보이는 가운데 일부 연준인사들은 강도 높은 긴축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는데 이날에도 그랬다.

우선 이날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의 로레타 메스터 총재는 클리블랜드에서 열린 한 컨퍼런스에서 기자들에게 “미국의 물가가 연준의 목표치 2%를 향해 계속 오를 것으로 확신한다”면서 “올해 추가 금리 인상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메스터 총재는 “최근 미국의 경제 펀더멘털이 매우 좋은 상태이고, 연준이 금리 인상을 하지 못하면 물가와 고용의 두 가지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애 반해 제임스 불라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이날 테네시 내슈빌 연설에서 “현재 미국의 물가지표가 부진한 만큼 기준금리를 현재 수준으로 유지해야 한다는 기존의 입장에 변화가 없다”면서 “미국의 경제는 지금 저성장, 저물가, 저금리 상황에 머물러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불라드 총재는 현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통화정책 결정 투표권이 없는 인물이어서 그의 발언의 영향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이날 미국 달러가 약세를 보인 가운데 달러 대비 주요 선진국의 통화가치는 대부분 절상됐다. 캐나다 달러만 미국 달러 대비 약세를 보였을 뿐이다.

이날 달러 대비 유로화의 가치는 1.1196달러를 나타냈다. 이는 전날의 1.1153달러 보다 절상된 것이다.

또한 이날 달러 대비 엔화환율, 즉 엔-달러 환율은 111.24엔 선에서 움직였다. 이는 전날의 111.31엔보다 더 낮아진 것이다. 최근 엔-달러 환율은 나흘 연속 아주 소폭씩 하락했다. 엔-달러 환율이 내렸다는 건 달러 대비 엔화가치가 절상됐다는 의미다.

한편 외환시장 일각에선 "다음주엔 미국의 건강보험 문제가 의회에서 다뤄질 것이며 이는 '엔화강세 vs 달러 약세' 흐름을 유발시킬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내놓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엔-달러 환율은 관망세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시장의 흐름을 예단하기엔 변동성도 다수 존재하는 게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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