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 타임스 "북한도 봉건주의 탈피해 정실 자본주의 여정 시작"

[초이스경제 최원석 기자] 지금 북한은 겉으로만 보면 ‘완고 하기 짝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 핵무기 개발에나 몰두하고 세계적인 고립을 자초하는 것처럼 여겨지고 있다.

하지만 북한에서도 변화의 기미가 감지된다는 분석도 있다. 특히 영국의 유력 경제 신문인 파이낸셜 타임스가 “북한이 봉건제도에서 정실 자본주의로의 여정을 시작했다”고 전해 눈길을 끈다.

26일(한국시각) 파이낸셜 타임스에 따르면 김정은의 개혁은 임금을 높였고 민간 기업들을 만들어냈다. 이는 (미국 등 서방으로 하여금) 제재조치를 통해 북한을 압박하기가 더 어려워지도록 만들었다.

지난 4월에 있었던 일이다. 동이 트기 전 잠에서 깬, 외국인 기자들의 무리는 그들의 스마트폰을 빼앗겼고 버스에 강제로 탑승했다. 이들은 평양에서 ‘거대하고 중대한 사건’을 목격하기 바로 직전이었다고 첩보기관들은 말한다. 미국이 북한의 자본을 겨냥하고 김정은 체제 아래 군사력 과시가 임박한 것으로 보여진 가운데 긴장감은 높았다.

하지만 버스의 행선지는 예상과 달랐다. 기자들이 버스에서 내렸을 때, 이들의 눈에는 대륙간 탄도 미사일이 보인 것이 아니라 초고층 건물들이 늘어선 넓은 도로를 목격했다. 전 세계 기자들은 4월 여명 거리의 개통식을 목격한 ‘산 증인’이 되기 위해 끌려온 것이다. 여명 거리는 북한이 그들의 경제 발전의 상징이 된 건설 프로젝트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5년 전, 권력을 강화하기 시작한 이래 김정은은 핵무기 개발과 더불어 공개적으로 경제 성장을 그의 아젠다의 중심에 두었다”면서 “이는 ‘병진 노선’으로 알려진 투 트랙 정책이다”고 전했다. 또한 “김정은의 개혁은 임금을 높였고 민간 기업들을 만들어냈다“면서 ”이는 제재조치를 통해 북한을 압박하기가 더 어려워지도록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이 신문은 “북한 전문가들 무리, 첩보기관 소식통, 그리고 과거 북한의 거주자 및 사업차 방문한 사람들에 따르면, 이에 따른 결과는 민간 기업들이 신속하게 성장하도록 만들고 지금까지는 스탈린과 유사한 국가라는 서방 국가들의 예상에 저항하는, 생활 수준의 향상으로 이끈 시장에 기반한 점진적인 개혁이었다”고 소개했다.

이 신문은 이어 “매년 북한을 탈출하는 사람들을 돕는 북한 인권단체 Liberty in North Korea의 박소길씨는 ‘북한은 매우 엄격하게 통제되는 사회주의적 경제에서 근본적으로 자유시장 경제로 이동하고 있다’는 말을 하고 있다”며 “이보 전진 일보 후퇴일 수 있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다시 진정으로 사회를 억압하고 국가가 운영하는 경제로 되돌아가기는 매우 어려울 것이다”고 덧붙였다.

이 신문은 “미국이 새로운 제재조치를 통해 김정은 체제를 압박하고 미국인 학생이자 북한에 구금됐던 오토 웜비어가 사망하면서 제재조치의 강도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북한 경제는 평양에 레버리지를 가하기가 더욱 어려워지도록 만들 수 있는 활력의 신호를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신문은 “북한 경제에 대한 그 어떠한 분석도 일부 주의를 기울이고 진행해야 한다”면서 “고립된 국가라서 믿을 만한 경제지표들은 부족하고 전망치는 범위가 매우 넓다”고 전했다. 예컨대 “2015년의 1인당 북한 GDP 성장 전망치는 서울 한국은행이 전망한 -1%에서부터 현대경제연구원의 9%까지 범위가 매우 넓다”는 게 파이낸셜 타임스의 견해다.

[기사 정리=초이스경제 최원석 기자/ 기사 도움말=골든브릿지증권 이동수 매크로 전략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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