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 타임스 "수수료 싼 ETF 각광 받지만 증시 거품 꺼지면 위험"

[초이스경제 최원석 기자] 최근 글로벌 투자자금이 소위 상장지수펀드로 불리는 ETF에 대거 몰려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증시 과열이 진정되거나 거품이 꺼질 경우 ETF 투자에도 위험이 뒤따를 수 있어 조심해야 할 것이라는 경고도 나오고 있다.

10일 영국의 유력 경제 신문인 파이낸셜 타임스와 글로벌 자산 운용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중 ETF에는 기록적인 자금이 유입됐다. 특히 글로벌 최대 운용규모를 자랑하는 블랙록에는 올 상만기에만 무려 1400억 달러가 유입돼 역대 사상 최대의 유입 규모를 자랑했던 지난해의 연간 유입규모(1380억달러)를 이미 넘어섰을 정도다.

그 뿐 아니다. 영국 런던 소재 컨설팅 업체 ETFGI의 사전 조사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올들어 현재까지 블랙록의 ETF 사업에 1400억달러를 투자한 것을 비롯, 블랙록 경쟁 업체인 뱅가드 등 다른 자산운용사의 ETF에도 대규모 자금 유입이 이어졌다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전했다.

뱅가드에는 올 상반기중 820억달러의 ETF 자금유입을 기록했는데 뱅가드 또한 지난해 기록한 970억달러의 연간 자금유입 규모에 이미 육박했다.

그런가 하면 ETF 산업 내 3번째로 큰 규모를 지닌 State Street Global Advisors와 미국 자산운용사인 Charles Schwab에도 ETF 자금 유입이 크게 늘기는 마찬가지였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일까.

파이낸셜 타임스는 “시장 수익률을 끌어올리려는 여러 전통적인 투자 매니저들의 높은 수수료와 실망스런 퍼포먼스는 투자자들로 하여금 액티브 펀드에서 벗어나 저비용의 인덱스를 추적하는 ETF로 이동하도록 만들고 있다”면서 “글로벌 투자자들의 ETF로의 유입은 올해들어 현재까지만 약 3350억달러에 달한다”고 전했다.

이는 지난해 연간 기록한 3900억달러를 조만간 가뿐히 넘어설 수 있는 수치다. 또한 이는 집계가 늦어진 호주의 ETF는 포함되지 않은 수치이기도 하다.

특히 ETFGI의 공동 설립자 Deborah Fuhr는 파이낸셜 타임스를 통해 “ETF를 채택하는 상황은 미국 뿐 아니라 유럽과 아시아에서도 두드러지게 성장하고 있다”면서 “ETF를 포트폴리오 구축에 활용하는 로보어드바이저와 같은 혁신들은 ETF가 추가로 성장하는 데 보탬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하지만 “5년도 채 안 돼 1.7조달러의 새로운 자금을 이끌어 낸 ETF 시장의 신속한 성장은 이 같은 패시브 펀드들로의 이동이 미국 증시 내 가격 버블을 견인하고 있다는 불안감을 심화시키고 있다”면서 “미국증시 등이 하락추세로 전환될 경우 ETF로의 자금 유입도 조만간 끝날 가능성이 있는 만큼 투자자들은 위험에도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신문은 또 “최근 BoA메릴린치 서베이에 따르면 미국증시가 글로벌 증시에서 가장 고평가 돼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면서 “통화정책 변화가 예상되는 올 가을에 선진국 증시가 큰 위험에 빠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기사 정리=초이스경제 최원석 기자/ 기사 도움말=골든브릿지증권 안장현 마켓 애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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