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경제연 "나이 많아질수록 화이트칼라가 단순노무자로 대체돼"

[초이스경제 이영란 기자] 고학력과 다경력을 갖춘 ‘실버칼라’ 노동자가 늘고 있지만 상당수는 경력 단절을 경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경제연구원이 11일 발표한 ‘고학력 베이비부머와 고령층 일자리의 해부’에 따르면 대졸 이상의 고학력 고령층인 ‘실버칼라’(베이비부머+고령층)는 91만명으로 집계됐다. 55세 이상 근로자 5명 가운데 1명이 실버칼라에 해당한다. 베이비부머는 1955~1963년 출생자, 고령층은 1954년 이전 출생자를 가리킨다.

실버칼라 가운데 연령이 많아질수록 ‘화이트칼라’가 ‘단순노무종사자’로 대체되는 상황으로 일자리 질 악화가 학력에 상관없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고령층 실버칼라는 3명 중 1명 이상, 베이비부머는 7명 중 1명이 자신의 경력과 무관한 일에 종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약 60만명 베이비부머가 10년 이상의 경력을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베이비부머의 경우 ‘사업시설관리·지원서비스업’에서 경력과 무관한 근로자 비중이 57.8%에 달했다. ‘부동산업 및 임대업’(33.4%)과 ‘운수업’(31.8%) 등에서도 경력 낭비가 많았다.

고령층의 경우 ‘사업시설관리·지원서비스업’(70.8%), ‘부동산업 및 임대업’(66.4%), ‘운수업’(58.8%) 등에 종사하는 근로자의 절반 이상이 자신의 경력과 무관한 일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베이비부머 세대로 갈수록 단순노무종사자 비중이 늘어(청장년층 9.1%→베이비부머 19.0%) 고령층이 되면 단순노무종사자 비중이 47%까지 높아졌다.

고승연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고령층 실버칼라는 과거 일자리와의 단절과 배타적 고용 환경에 놓여있어 베이비부머에게는 부정적 상황”이라며 “실버칼라의 일자리 확대와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실버칼라 맞춤형 직종을 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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