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 타임스 "중국 고속철도 수출 곳곳서 중단...일대일로 핵심정책 삐걱"

[초이스경제 최원석 기자] 중국의 철도 외교가 실패로 끝났다는 충격적인 진단이 나왔다. 영국의 유력 경제신문인 파이낸셜 타임스가 이같은 사실을 전해 주목받고 있다.

24일 파이낸셜 타임스에 따르면 중국은 그들의 고속철 기술을 전 세계적으로 ‘공유’하고 있다. 하지만 해당 계획이 가격 측면에서 여러 문제점을 노출시키고 있다.

특히 지난 2015년 중국 리커창 총리가 16명의 유럽 리더들과 고속철을 탔을 당시, 해당 여행은 단순히 고속철에 대한 열광 그 이상이었다. 해당 여행은 중국이 지정학적 측면의 거대한 전략적 야망을 선보이려는 선봉장 역할을 하게 될 엔지니어링 기술의 대규모 판매를 위한 것이었다.

다른 경쟁자들보다 저렴하게 고속철로를 건설할 수 있는 중국의 능력은 외교적 동맹을 형성하고 자금조달 및 인프라 건설을 통해 아시아와 유럽 사이에 위치한 65개국이 넘는 국가들의 시장을 개방하려는 중국의 야망찬 계획인 ‘일대일로’ 계획의 중심이 되는 기술로 만들었다.

하지만 그 후 채 2년이 되지 않아 중국의 고속철 야망이 제 궤도를 벗어나고 있다. 일대일로 계획을 위해 새로운 길을 개척하기보다는 일부 프로젝트들이 중단되거나 연기됐다. 중국의 계획은 여러 국가들에서 의구심과 대중들의 반감을 불러일으키고 있고, 중국 정부가 지지를 호소한 국가들은 막대한 부채를 짊어지게 됐다.

2015년 유럽 리더들과의 고속철 여행 당시 중국 리커창 총리는 부드러운 외교적 관계와 중국 인프라에 대한 보호 사이의 연결고리에 아무런 의심을 품지 않고서 동부 및 서유럽 고객(리더)들과의 자리를 가졌다. 쑤저우에서 상해로 여행하는 동안 고속철이 300km/h를 찍었을 때, 그는 유럽 리더들에게 “중국은 그들의 철도 기술을 ‘공유’할 준비를 마쳤다”며 “중국과 해당 국가들 사이의 연대는 ‘고속철과 같아서’…단순히 빠를 뿐 아니라 편안하고 안전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철도 기술이 중국의 ‘황금사업 카드’가 될 것으로 생각했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하지만 이 같은 희망찬 단어들이 입 밖으로 나온 뒤 2년이 채 되지 않아 파이낸셜 타임스는 일련의 조사를 통해 중국의 고속철 야망이 제 궤도를 벗어났다는 점을 찾아냈다”고 강조했다.

이 신문은 “중국의 고속철 공유 정책은 일대일로 계획을 위해 새로운 길을 개척하기보다는 일부 프로젝트들이 중단되거나 연기됐다”면서 “이 같은 실패한 계획과 아직은 진행 중인 계획은 의구심과 대중들의 반감을 불러일으키고, 나아가 중국 정부가 지지를 호소한 국가들에 막대한 부채만 안겨주게 됐다”고 거듭 꼬집었다.

특히 유럽연합 외교부에 속해있는 고속철 전문가 agatha Kratz는 파이낸셜 타임스를 통해 “일대일로 초기에, 중국은 고속철을 크게 강조했고, 해외를 방문할 때마다 매번 언급했으며,  그리고 이를 원자력과 함께 전략적 수출로써 선전하고 다녔다”면서도 “하지만 고속철 외교의 효과는 사실상 매우 낮았는데, 이는 현재 중국 리더들이 깨닫고 있는 상황이기도 하다”고 지적했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중국 시진핑 주석 역시 일대일로 계획을 그의 ‘세기의 프로젝트’라고 부른다”면서도 “하지만 중국의 고속철이 해외에서 맞닥뜨리게 된 고난은 이 같은 비전의 지적 토대에 대한 도전을 시사한다”고 강조했다.

이 신문은 “중국 고속철도와 일대일로에 대한 중국 안팎의 인식의 차이점은, 거대한 인구를 보유한 중화인민공화국에서는 작동했을 권위주의적인 시스템, 그리고 막대한 부채 수준이 그들이 환심을 사려고 노력하는 다수의 국가들에서는 부적절하다는 점이다”면서 “이 같은 문제점은 일대일로 계획과 연관된 국가들에게만 국한되지 않는데, 미국과 남미 국가들 또한 철도 프로젝트가 궁지에 몰렸다”고 밝혔다.

이 신문은 “규모 측면에서 철도 프로젝트는 역사상 가장 거대한 인프라 작업으로 순위에 이름을 올리게 만들었다”면서 “워싱턴에 위치한 싱크탱크인 Center for Strategic and International Studies와 파이낸셜 타임스가 진행한 조사에 따르면 중국이 해외에 계획 중인 18개 고속철 프로젝트의 가치는 모두 합쳐서 143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여기에는 이미 완공된 앙카라-이스탄불 노선이 포함되고, 진행 중인 5개 프로젝트, 그리고 향후 발표될 12개의 프로젝트가 포함된다”고 덧붙였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수치상으로 보면, 2차 세계전쟁 이후 유럽을 다시 부흥시키는 데 보탬이 된, 미국이 주도한 마셜플랜은 미국의 기부금을 포함해 130억달러의 재원이 들어갔는데, 그에 비하면 중국의 거대한 계획의 규모는 다수의 결함들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우리의 추정치로 보면 리비아, 멕시코, 미얀마, 미국, 베네수엘라에서 취소된 프로젝트들의 규모는 475억달러에 이른다”면서 “이는 현재 두 개의 철로 건설이 진행 중인 라오스, 사우디, 터키, 그리고 이란에서 진행 중인 5개 프로젝트들의 전체 249억달러 가치보다 두 배 가량 높은 수치이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취소된 프로젝트들 가운데 일부는 중국 정부의 통제범위를 넘어서는 요인들로 인해 발생했다”면서 “일례로, 리비아의 경우, 2011년 발생한 내전은 중국의 프로젝트를 어렵게 만들었다”고 밝혔다.

이 신문은 “또 다른 경우를 살펴보면, 중국의 접근방법에 대한 비판이 일어난 가운데서 이 같은 계획에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2014년 37억달러 규모의 프로젝트를 취소하기로 한 멕시코의 결정은 ‘절대적으로 명확하고, 합법적이며 투명성’을 보다 확실히 하기 위한 것이라고 멕시코 교통부 장관 Gerardo Ruiz Esparza는 말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미국의 경우, 지난해 LA에서 라스베가스에 이르는 프로젝트를 취소하기로 한 XpressWest의 결정은 부분적으로 중국 Railway International이 ‘적시에 건설을 완료하지 못할 것이라는 점’ 때문으로 전해진다”고 파이낸셜 타임스는 밝혔다.

이 신문은 “여기에 베네수엘라의 경우, 휴고 차베스 이전 대통령이 남미 국가들에게 ‘철로를 통한 사회주의’를 가져올 것이라고 광고한 프로젝트는 현지인들에게 ‘붉은색 코끼리’로 불리며 변했는데, 붉은색 코끼리는 헐뜯기고 반달리즘화 된 역사(기차역)와 철로들을 의미한다”면서 “이렇듯 중국의 고속철을 해외로 수출하려는 노력은 크나큰 장벽에 부딪히게 됐다”고 역설했다.

[기사 정리=초이스경제 최원석 기자/ 기사 도움말=골든브릿지증권 이동수 매크로 전략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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