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LPGA 한대회 2년연속 우승, 뉴질랜드 교포 위상 높여

한국계 뉴질랜드 교포자녀인 리디아 고(한국명 고보경)가 뉴질랜드는 물론 한국의 위상을 동시에 드높여 눈길을 끌었다. 
 
16세에 불과한 아마추어 신분으로 세계 최고의 여자 골퍼들이 득세하는 미국 LPGA에서 한 대회 2년 연속 우승이라는 새로운 쾌거를 달성하면서 뉴질랜드와 한국 등 2개국 국민들을 동시에 기쁨의 도가니로 몰아 넣었기 때문이다.
 
26일(한국시각) 끝난 미 LPGA CN캐나디언 위민스 오픈에서 16세의 아마추어 리디아 고가 세계 여자 골프 역사를 다시한번 바꿔 썼다. 지난해 이 대회에서 불과 15세4개월이라는 어린 나이로 우승해 미 LPGA 최연소 우승기록을 갈아치운데 이어 이번에 이 대회 타이틀 방어까지 성공함으로써 16세 아마추어 신분으로 한 대회 2년 연속 최연소 우승기록을 다시 세운 것이다.
 
이날 리디아 고는 마지막 챔피언조에서 세계 여자 골프랭킹 3위 수잔 페테르센과 맞붙었다. 리디아 고에게 수잔 페테레센은 부담가는 상대였다. 페테르센이 누구인가. 내로라하는 장타자에다 아이언 적중률, 퍼팅 실력까지 골고루 우수해 세계 최강자 반열을 이탈한 적이 없는 선수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린 리디아 고는 주눅 들지 않고 오히려 경기를 압도했다. 2,3,4번 홀 연속 버디로 기선을 제압한 리디아 고는 이날 하루에만 6타를 줄여 최종합계 15언더파로 2위인 프랑스의 카린 이셰르를 5타차로 누르고 여유있는 우승을 차지하기에 이르렀다. 동반 라운딩한 강자 페테르센은 오히려 이날 2타를 잃고 무너져 내렸다.
 
골프업계에 따르면 리디아 고는 뉴질랜드에서 각별한 대우를 받는 한국 교포 2세다. 그의 부모는 모두 제주도 출신이다. 리디아 고는 부모를 따라 10년 전인 6세 때 뉴질랜드로 이민을 떠났다. 그런 리디아고가 아마추어 신분으로, 그것도 16세라는 아주 어린 나이에 미국 LPGA무대에서 한 대회 2년 연속 우승이라는 쾌거를 달성한 것이다. 
 
이로써 리디아 고는 세계 여자 골프계에서 변방 축에 속하는 뉴질랜드의 기세까지 높여주고 있다. 실제로 뉴질랜드 방송사들은 리디아 고가 출전하는 대회는 빼놓지 않고 중계할 정도로 뉴질랜드에서 리디아 고가 차지하는 위상은 확고하다. 그런 리디아 고가 뉴질랜드에 2년 연속 큰 기쁨을 안겨준 것이다.
 
따라서 리디아 고는 뉴질랜드라는 새로운 고향에서 그 어느 한국의 외교관보다도 훨씬 효과적으로 한국 알리기를 하고 있는 셈이다. 
 
리디아 고는 대회 우승 후 캐나다 현지 방송사와 가진 인터뷰에서, 언제 프로로 전향할 것이냐는 질문에 “시간을 두고 깊이 생각해 보겠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이는 1년전 이 대회 우승 때만해도 “프로전향보다는 대학에 가는 문제를 더 고민 하겠다”고 했던 것과는 뉘앙스가 사뭇 달라진 것이다. 그가 대학에 진학하든 아니면 프로로 전향하든 뉴질랜드인과 한국인의 리디아 고에 대한 동시 사랑은 갈수록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왜냐고? 그건 리디아 고의 실력이 아주 출중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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