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지금도 시추기 수 작년 대비로는 두 배...향후 원유 수요 증가도 변수"

[초이스경제 최원석 기자] 미국 셰일오일 붐이 둔화되고 있다. 이것이 향후 국제 유가 흐름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가 주목받고 있다. 블룸버그는 "미국 원유 시추기 증가 흐름은 멈췄고 셰일오일 생산 증가세도 둔화되고 있지만 원유 수요가 뒷받침 돼야 유가가 안정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7일(한국시각) 국제 에너지 시장에 따르면 최근 OPEC(석유수출국기구)의 감산 행보에 균열 조짐이 일고 있는데도 국제 유가는 그런대로 유가 강세의 기준선인 배럴당 50달러 선 안팎에서 지지되고 있다. 미국발 호재 때문이다. 미국에선 최근 원유재고 감소세가 이어지는데다 셰일오일 증산 움직임이 크게 둔화된 상태다.

지난 4일(미국시각)에도 뉴욕상품거래소에서는 미국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이 배럴당 49.58달러로 전일 대비 1.1% 올랐다. 또한 런던ICE 선물거래소에서 사고 팔린 북해산 브렌트유 가격도 배럴당 52.42달러로 0.8% 올랐다.

이날 국제 유가가 오른 것은 다름 아닌 미국의 셰일오일 증산 둔화가 호재로 작용했다. 미국의 에너지정보 서비스업체 베이커 휴즈에 따르면 지난 주 주간 미국의 원유시추기 가동 건수는 총 765개로 전주 대비 1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미국의 셰일오일 증산이 주춤해지고 있다는 증거다. 그리고 이것이 4일(미국시각) 유가 상승의 모멘텀을 제공했다.

반면 최근 OPEC(석유수출국기구) 쪽의 상황은 긴장감의 연속이다. 이번 주 OPEC 회원국 회동을 앞두고 지난주엔 원유시장이 강한 경계감을 드러냈다. OPEC 회원국들은 올해 초부터 원유생산량을 감축해 왔었다. 유가 추락을 막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올 봄 내내 미국이 유가를 불안케 했다. OPEC의 감산 영향으로 유가가 바닥을 탈출하자 미국이 “때는 이때다” 하고 셰일오일 증산에 나선 탓이다.

그러나 최근엔 상황이 바뀌었다. 미국의 셰일오일 증산 움직임은 크게 둔화된 반면 오히려 OPEC쪽이 더 불안하다. 외신들에 의하면 “OPEC 국가 대부분이 심각한 재정난으로 인해 감산 이행이 어렵게 됐다”는 보도가 속출하고 있다. 이번 주 OPEC 회의 결과에 촉각이 곤두서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번 주 회의에선 감산 이행 상황 점검과 향후 행보를 논의할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그리고 이런 상황을 미국의 경제 매체들이 방관할 리가 없다. 당장 블룸버그가 “미국의 셰일오일 증산이 둔화되고 있어 눈길을 끈다”는 보도를 쏟아내고 있다.

7일(한국시각)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 셰일오일 생산지 중 하나인 페르미안 바진(Permian basin; 오일필드)은 몇 주간 생산 증가를 보인 이후 최근엔 이렇다 할 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다. 최근 미국 다른 지역과 OPEC의 원유생산이 증가하자 작동 중인 페르미안 바진의 셰일 시추기 수는 감소했다.

블룸버그는 “지난주 원유 탐사업체들은 미국 오일필드에서 시추 활동을 벌이는 원유 시추기 수를 줄였다”면서 “이에 따라 셰일 생산 증가가 둔화되고, OPEC의 감산 합의가 초과공급 해소 및 유가를 강화시키기에 충분하다는 긍정론에 힘을 보태고 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는 “지난주 금요일 베이커 휴즈의 발표에 의하면 미국의 주간 시추기 가동건수가 1개 줄었다”면서 “생산자들은 지난 6월 말, 23주간 이어져오던 시추기 수 증가에 마침표를 찍었고 이에 따라 30년래 가장 오랫동안 지속된 원유 시추기 수 증가를 종료시켰다”고 전했다.

블룸버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5월, 원유 시추기 수가 최저인 316개를 기록했을 당시와 비교하면 현재 두 배 이상 많은 숫자가 가동중이다”고 분석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의 에너지 및 광산 기업 담당 선임 애널리스트인 Andrew Cosgrove는 “이 같은 상황은 우리가 예상한 것을 지지해주고 탐사업체들과 생산자들이 이야기하던 상황을 뒷받침해준다”며 “이들은 하반기 생산량 전망을 일부 줄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텍사스주에 위치한 이글 포드 바진(Eagle Ford basin)은 추세에 반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는데, 3개를 추가시켜 총 70대의 시추기가 작동 중이다”면서 “ 페르미안 바진에서는 변화가 없었고 3주간의 증가를 끝마치게 됐다”고 덧붙였다.

그는 “그간 미국에서의 지속된 생산 증가는 유가 추락 고통을 배가시키고 있는데, 지난주 EIA(에너지 정보국)가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미국 원유 생산량은 하루 배럴당 2만배럴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Cosgrove는 “시장 상황은, 여전히 향후 1년 반 동안 수요가 공급을 따라잡을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기사 정리=초이스경제 최원석 기자/ 기사 도움말=골든브릿지증권 안장현 마켓 애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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