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몬드 수확이 포도보다 쉬워...사과 · 딸기 · 상추 로봇 등 속속 개발

[초이스경제 이영란 기자] 미국 캘리포니아 건포도는 특산물이자 그 자체가 하나의 브랜드가 될 정도로 유명했지만 앞으로는 아몬드로 바뀔 지도 모른다. 일손 부족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미국 캘리포니아 농장주들이 포도 대신에 로봇 작업이 훨씬 수월한 아몬드 재배로 바꾸고 있기 때문이다.

아몬드는 로봇이 사람 손을 비교적 쉽게 대체할 수 있는 뿐 아니라 포도보다 로봇 이동이나 수확이 훨씬 간편하다.

산업용 로봇이 4차산업혁명을 몰고 온 가운데 농업이라고 예외가 아니다. 농업용 로봇의 활용도가 갈수록 높아지는 추세다.

12일 코트라 미국 로스앤젤레스 무역관 및 현지언론 등에 따르면 농업용 로봇 스타트업인 ‘어번던트 로보틱스’는 사과를 사람처럼 수확할 수 있는 로봇을 개발 중이다.

딸기를 재배하는 드리스콜 농장에서는 딸기 수확 로봇인 아르고봇(AgroBot) 개발에 나섰다. 아직 시제품 단계이기는 하지만 센서·포획기·절단기 등을 동시에 작동시켜 딸기 수확에 참여하고 있다.

상추 재배에도 로봇이 활용된다. 톱을 장착한 로봇을 활용해 로메인 상추의 머리 부분을 깔끔하게 잘라낸다. 캘리포니아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이 개발한 이 로봇은 혼자서 사람 30명 분을 처리할 수 있다.

또 다른 스타트업이 개발한 상추 로봇은 상추들이 일정 거리를 유지하면서 성장할 수 있도록 일부 상추를 뽑아주고 비료를 포함해 물을 뿌리는 작업도 가능하다.

그런가 하면 상추 씨를 자동화 시스템으로 심을 수 있는 기계를 개발한 업체도 나왔다. 그동안 상추 씨를 심는 일은 전적으로 사람에 의존해야 했지만 앞으로는 씨를 심는 일부터 로봇이 대행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농업용 로봇의 성능은 아직까지 사람의 판단력이나 숙련도를 따라오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로봇으로 작업하기 쉬운 품종을 개발하거나 아예 품종을 바꾸는 경우도 생겨나고 있다. 포도 재배 대신 아몬드로 바꾸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시장조사기관인 트랙티카에 따르면, 미국 농업용 로봇시장은 2015년에 30억 달러에 불과했지만 2024년까지 약 740억 달러 규모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운전자가 없어도 사용이 가능한 농업용 트랙터와 드론이 성장을 주도하고 있다.

이처럼 미국에서 농업용 로봇의 수요가 늘어나는 것은 농업 노동자의 임금이 계속 올라가는데다 그마저도 구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미국 농업 노동자들의 임금은 최근 5년간 13% 이상 상승한 것으로 알려진다. 문제는 임금 상승보다 일손 부족이다. 농업 노동자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불법체류 멕시코 노동자들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트럼프 미국 정부가 불법 노동자들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면서 일손이 더욱 줄어들어 농업용 로봇의 수요는 더욱 커질 것이라는 예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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