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스마트폰 중독’이 생소한 말은 아니지만, 어른들이 심각성을 체감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신체능력이 떨어지기 시작하는 나이가 되면, 스마트폰에 중독되기에 앞서 여러 가지 신체적 경고가 발동한다. 목이 아프고 눈은 침침하고 손목도 아프게 된다.

이런 몸의 불편함만 없으면 스마트폰으로 더 많은 일을 할 수도 있을 텐데, 그게 안되니 강제적으로라도 사용을 자제하게 된다.

이는 바꿔 말하면, 아직 왕성한 성장기 젊은이나 청소년들에게 스마트폰 중독이 더욱 심각할 수 있다는 얘기다.

영국 옥스퍼드대학교에서 유학중인 한국인 조승재 군은 세계적으로 명문 중의 명문인 이곳에서도 많은 친구들이 수업시간에 까지 스마트폰에 빠져 있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발견한다.

자신 또한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며 많은 시간을 소비하고 있다고 절감하고 있다.

고심 끝에 그는 ‘이이제이’의 전략을 강구했다. 스마트폰 중독은 스마트폰으로 다스리겠다는 발상이었다.

고교시절 친구로 미국 하버드대학교에 재학 중인 대니얼 인지와 함께, 스마트폰 중독을 줄이는 앱을 직접 개발했다. 무서운 엄마처럼 감시해 준다는 뜻에서 앱의 이름을 ‘타이거맘’이라고 붙였다.

하루 사용시간이 267분에 달한 경우, 호랑이 엄마가 무섭게 호통 치는 표정을 짓고 있는 아래로 그 시간 할 수 있었던 다른 의미 있는 일들을 보여준다.

전화기를 만지작거릴 시간에 33 킬로미터의 달리기를 하거나, 534 페이지 분량의 책읽기, 890 개의 새로운 단어 공부, 89 개의 계란 요리를 할 수 있는 시간이었고 노래는 67 곡을 부를 수 있었다.

그러나 이렇게 경각심을 일깨워주는 것보다 더한 ‘무기’도 추가했다. 바로 집단감시 기능이다.

마치 페이스북이나 카카오톡처럼 앱을 통해 친구관계를 맺고 친구들이 서로 상대방의 앱 활용 상태를 점검할 수 있게 했다. 시간 낭비가 너무 심한 것이 확실한 친구한테는 서로 조언도 할 수 있지만, 그 이전에 그런 사실이 공개되는 것에 본인이 먼저 경각심을 갖도록 하고 있다.

제작자가 의도하지 않은 부작용(?)도 발생가능하다. 여자 친구의 영화보자는 제안을 거절해 놓고 그 시간에 데이트앱을 쓰고 있었던 사실이 들통 날 수도 있다.

조 군은 자신의 발명품에 대한 자부심으로 상품화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류의 앱이 전혀 새로운 것은 아니다. 구체적 기능에 차이는 있지만, 스마트폰 활용의 생산성을 높여 주는 앱은 이미 몇 가지가 젊은 세대 사이에서 쓰이고 있다.

‘브레이크 프리’는 한글로도 활용 가능한 것으로, 지나친 사용에 대해 경고를 보낸다. 부모가 자녀들의 스마트폰 중독을 예방하는 목적으로도 쓸 수 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전용 중독방지 앱 ‘마시멜로’를 만들었다. 자녀들의 자기통제 능력을 키우도록 유도하는 목적을 갖고 있다.

아직 눈이 침침하거나 목이 아플 일이 없는 젊은 사람들은 이런 앱에 의존해서라도 시간과 신체를 망칠 수 있는 스마트폰 중독에 대응하고 있는 것이다.

 

 

저작권자 © 초이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