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내 세제개혁 기대감에 미국증시 살짝 올랐지만 통화정책 불확실성은 해소 안돼

[초이스경제 최미림 기자] 25일(미국시각) 뉴욕증시 3대 지수가 이틀 간의 하락세를 딛고 반등했다. 3거래일 만의 상승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세제개혁안이 연내 통과될 가능성이 커진 것은 호재였고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의 잭슨홀 심포지엄 발언은 시장에 타격을 가하지 않았다.

뉴욕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뉴욕증시 3대 지수 중 우량주 중심의 다우존스30 산업평균 지수는 전일대비 30.27포인트(0.14%) 오른 2만1813.67에 거래를 마쳤다. 또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 지수는 전장 대비 7.34포인트(0.12%) 상승한 6265.63으로 마감됐다. 대형주 중심의 S&P500 지수 역시 4.08포인트(0.17%) 높아진 2443.05를 기록했다.

이날엔 게리 콘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이 “올해 안에 세제개혁안 통과를 자신한다”고 밝힌 것이 증시를 지지했다. 그는 최근 트럼프 대통령과의 불협화음으로 사퇴설이 나돌기도 했으나 이날 ‘사퇴설’을 일축한 것도 시장에 도움을 줬다.

이날 잭슨홀 심포지엄에서의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의 발언 역시 악재가 되지는 않았다. 지금 미국 와이오밍주에선 주요국 중앙은행 총재들의 모임인 잭슨홀 미팅이 열리고 있다. 미국시각 24~26일 열린다. 이런 가운데 이날 오전엔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이, 그리고 오후엔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각각 연설에 나섰다. 그러나 그들의 발언은 싱겁게 끝났다. 시장 일각에선 이들이 이번 심포지엄에서 향후 통화정책 긴축 신호를 보낼 수도 있다고 전망했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우선 미국의 경우 물가지표가 부진하다. 그래서인지 연준 위원들 사이에서도 향후 금리인상 전망을 놓고 옥신각신 하고 있다. 이에 시장에선 이번 심포지엄에서 옐런 의장이 향후 통화정책과 관련해 모종의 교통정리를 해 줄 것을 기대했으나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옐런 의장은 단지 금융규제 완화에 반대한다는 입장만 표출했다. 시장은 다만 옐런 의장이 금리인상 기조 유지 등 매파적 발언을 하지 않은 것에 안도하는 것처럼 보였다. 옐런 발언 이후 미국증시가 흔들리지 않은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이날 증시에서 미국의 금융주들은 혼조세를 나타냈다. 옐런의 통화정책 언급 회피로 미국 금리정책의 불확실성은 지속되게 됐기 때문이다.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도 “양적완화 축소 여부를 밝힐 가능성이 있다”는 시장 전망과는 다른 발언을 했다. 그는 “유로존은 여전히 완화적인 통화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독일의 중앙은행 총재인 옌스 바이트만을 비롯해 유로존의 한쪽에선 “유로존 경제가 호전된 만큼 더 이상의 양적완화 정책은 필요없다”고 주장했지만 드라기 총재는 여전히 “잠재 성장을 끌어올리기 위해 양적완화 정책이 더 필요하다”고 주장해 눈길을 끌었다.

이날 뉴욕증시에서는 금융주 혼조, 기술주 부진, 소비 유통주 및 정유주 강세 흐름이 연출됐다.

옐런 의장의 통화정책 언급 회피 속에 뱅크오브아메리카(-0.29%) 웰스파고(-0.75%) 골드만삭스(-0.23%) 등의 주가는 하락했다. 그러나 씨티그룹(+0.24%), JP모건체이스(+0.40%)의 주가는 상승했다. 옐런의 발언 이후에도 향후 금리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해소되지 못한 것이 금융주 혼조세로 이어진 하루였다.

그러나 이날 기술주는 부진했다. 미국 기술주를 상징하는 FANG(페이스북, 아마존, 넷플릭스, 구글)의 주가가 모두 고개를 숙였다. 페이스북은 0.85% 하락했고 아마존은 0.75% 내렸다. 넷플릭스는 1.30% 급락했으며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의 주가 역시 0.68% 떨어졌다.

또한 이같은 기술주 하락 속에 이날 미국의 반도체 주가도 신통치 않은 흐름을 보였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1080.50으로 0.50% 하락했다. 미국 대표 D램 업체인 마이크론 테크의 주가는 0.23% 올랐지만 미국 최대 반도체 회사인 인텔의 주가는 0.12% 하락했다.

나스닥 바이오 인덱스도 3254.95로 0.63% 내렸다. 주요 바이오 종목 중에선 바이오젠(-0.14%) 암젠(-0.12%) 등의 주가가 하락했다.

반면 이날 다우 운송지수는 9133.75로 1.25%나 올라 대조를 보였다.

이날 소비 유통주와 정유주의 주가는 미국증시 상승의 가장 큰 역할을 했다. 달러제너럴(+2.62%) 베스트바이(+0.11%) 월마트(+0.37%) JC페니(+2.12%) 등 오프라인 매장 관련 주가가 일제히 상승했다. 또한 로얄더치쉘, 엑손모빌, 쉐브론 등 미국증시내 시가총액 비중이 큰 정유주의 주가가 동반 상승한 것도 이날 미국증시를 견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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