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도 국정원처럼 내부출신 앉혀 개혁해야...다른 공기업도 마찬가지

▲ 사진=뉴시스

[초이스경제 최원석 경제 칼럼]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지 4개월을 향해간다. 아직도 경제계는 분주하다. 주요 공공기관이나 공기업, 공적 성격의 기업은 여전히 어수선 하다. 기관장 인사가 이제야 본격화 할 조짐이다.

그러나 물갈이 현장은 치열하다. 지키려는 자, 또는 물러나기를 꺼려하는 자와 새로 차지하려는 자가 물밑 암투를 벌인다. 남의 자리를 빼앗으려는 자들, 소위 낙하산 부대도 대거 대기하고 있다는 소문이다.

그런데 예나 지금이나 한 가지 변하지 않은 게 있다. 금융감독원(금감원), 한국거래소, 산업은행(산은), 수출입은행(수은) 등의 기관장 인사와 관련해선 하마평에 오르는 인물이 모두 외부 인사들이라는 점이다. 낙하산이 관행이 되어버린 탓일까. 그들 기관의 내부 출신이 하마평에 오르는 경우는 여전히 찾아보기 힘들다.

금융감독원 출신은 금융감독원장이 되어선 안되는 것인가. 한국거래소 출신이 한국거래소의 대표가  되면 안되는 것인가. 산업은행 출신이 산업은행 행장이 되면 안되는 것인가. 수출입은행 출신이 수출입은행장이 되면 안되는 것인가.

이제는 생각을 바꿔야 할 때다. 이들 주요 기관의 장 또한 내부 출신을 뽑아야 할 때가 됐다고 본다.

금융감독원장 자리를 금융감독원 출신 중 업무 능력이 뛰어나고 개혁적인 인물 중에서 찾아 앉히면 어떨까. 금융 감독업무에 정통한 인물을 앉혀 개혁을 주도케 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일이라고 본다. 그래야 금융감독원 임직원들에게도 언젠가는 우리도 우리 조직의 1인자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 속에 더욱 열심히 일할 수 있는 모멘텀이 주어질 것 아닌가. 금융감독원의 사정을 뼛속까지 잘 알아야 제대로 된 개혁도 가능할 것 아닌가. 그러다가 금융감독원 출신 인사가 제대로 된 일을 못할 때 다시 외부인사를 영입해도 되는 것 아닌가. 금융감독원 출신을 앉혀 보지도 않고 “당신들은 안돼” 하는 식의 인사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금융감독원장과 수석부원장 자리가 더 이상 모피아(기획재정부 출신)의 전유물이 되어선 안된다는 게 기자의 생각이다.

그런 점에선 한국거래소도 마찬가지다. 산업은행도 마찬가지다. 수출입은행도 마찬가지다. 다른 공기업들도 마찬가지다. 이들 주요 기관의 수장자리에 대해선 외부인사와 내부인사 모두에게 공평한 기회를 줘야 할 때가 됐다.

최근 몇몇 국가기관장들이 손가락질을 받고 있다. 업무 파악이 제대로 되지 않아 국가적 위기가 닥쳐도 제대로된 대응을 못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살충제 달걀 파동에서 우리는 그런 예를 실감했다.

반면 국정원 등 일부 국가기관의 개혁은 속도를 내고 있다. 그건 국정원 사정에 정통한 국정원 출신이 수장을 맡아 개혁을 진두지휘하기 때문이다.

우리도 이제 국가기관, 공기업, 공적 성격의 기업 수장을 뽑을 때 낙하산만 고집할 때는 지났다고 본다.

김병희 서원대 광고홍보학과 교수는 "지금은 전문성의 시대다"면서 "이제 각 기관마다 전문성이 있고 일을 잘하는 내부 출신 인사가 기관장을 맡아야 할 때가 됐다"고 지적했다. 이 글을 쓰는 기자도 이같은 지적에 전적으로 공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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