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미국 TV 축제인 지난 17일의 에미 시상식 TV 중계를 통해 삼성전자는 갤럭시 노트8의 광고를 내보냈다. 아직 서먹서먹한 남녀가 갤럭시 노트8의 그림그리기 기능을 큐피드 화살처럼 제대로 활용해 서로의 호감을 표현하고 끝내 “사랑한다”는 메시지를 주고받는 내용이다.

펜을 이용해, 여성은 남성과 함께 찍은 사진에서 자신의 팔이 길게 늘어난 것처럼 그려 남성의 온몸을 감싸고, 남성은 펜으로 자신의 독사진에 여성을 상징하는 그림을 그려넣었다.
 

▲ 삼성 갤럭시 노트8 광고의 한장면. /사진=유투브 화면캡쳐.


이 광고가 삼성에 대해 항상 비판의 촉각을 곤두세우는 현지 언론인에게는 상당히 눈길을 끌었던 모양이다.

미국의 온라인 언론 슬레이트는 이 광고를 “절대로 따라하지 마라”는 제목과 함께 “당신 전화기는 안터져도 당신 머리가 터질지도 모른다”는 부제를 가진 기사로 소개했다.

부제는 앞선 갤럭시 노트7의 리콜사태를 비꼰 것이다. 기사의 요지는 “사랑한다”는 말은 절대로 문자나 전화기의 첨단기능을 통해 할 것이 아니라 직접 말로써 전해야 한다는 것이다.

갤럭시 노트8의 품질에 대해 불만을 가진 것이 아니라, 최고의 휴머니즘적 가치를 지닌 말을 기계를 통해 전하는 광고 상황에 대해 격분했던 것이다. 글을 쓴 해더 슈웨덜은 그런 비판을 하기 위해 갤럭시 노트7 리콜까지 언급하는 것을 마다하지 않았다.

새 기능을 소개하는 1분짜리 멜로-꽁트까지 이런 심오한 인문학적 비평을 초래하고 있는 것은 해외, 특히 미국에서 삼성의 일거수일투족이 얼마나 관심 집중대상인지를 보여준다.

삼성은 앞서 보스턴의 사우스스테이션에 게시한 녹스 광고가 본의 아니게 인종차별을 했다는 시비를 받자 즉각 광고를 철거한 적도 있다. 전화기를 지하철에 두고 내려 전화기가 종착역인 매터팬을 향해 가더라도 녹스는 안전하게 지켜준다는 문구였는데, 마침 시장선거에 출마하려는 인사가 매터팬 주민들을 전화기 절도범으로 간주하고 있으며 또한 매터팬이 유색인종 거주지라는 점에서 인종차별적이라고 비난했던 것이다.

애플과 전 세계를 놓고 경쟁을 벌이는 삼성으로서는 특히 경쟁사의 소재국가에서 소비자 감성에 다가서는 일이 이만저만 어려운 일이 아니다.

 

 

저작권자 © 초이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