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적완화 축소 연기...안도는 짧고 혼란은 길 것

 “안도는 짧고 혼란은 길 것이다”

 
지난 18일(미국시각)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가 양적완화(QE)를 유지키로 결정한 이후 일어나고 있는 시장의 반응이다.
 
23일 국내외 증권계에 따르면 이번주 글로벌 증시의 화두는 단연 “변동성”이 될 전망이다. 
 
우선 CNBC는 Fed의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회의가 양적완화 축소를 연기하면서 시장 불확실성만 초래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특히 마틴 팰드스타인 하버드대 경제학교수는 CNBC에 출연해  “이번 FOMC의 결정은 시장의 혼란만 키웠다. 양적완화를 유지하며 비정상 적 낮은 금리를 아주 오래 지속시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이제 Fed는 매주 바뀌는 경제지표에 연연하지 말고 정확한 손익분석에 의해 통화관리 비용을 줄여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애틀란타 연방은행의 록하트 종재를 비롯한 지역연방은행 총재들의 발언이 이번주 중에 잇따라 예정돼 있는 점도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증시의 불확실성을 키울 전망이다. 최근 Fed내 내분이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는 와중에 Fed관계자들의 발언이 계속 예정되어 있는 까닭이다.
 
또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르면 이번주 중에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자넷 옐런 Fed부의장을 차기 Fed의장으로 지명할 것이라고 보도하고 있으나 일각에선 “사실이 아니다”는 의견도 대두돼 이 문제 또한 시장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물론 옐런이 조기에 지명될 경우 시장엔 잔잔한 호재가 될 것이나 차기 의장 지명이 지나치게 늦어지거나 다른 사람이 지목되면 시장 혼란을 가중 시킬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더 큰 불확실성 요인이 있다. 바로 미국 정치권의 재정전쟁, 즉 ‘워싱턴 리스크’다. 우선 지난주말 미국 공화당주도의 하원이 내년 예산안과 관련해 오바마 케어(건강보험 개혁)를 삭제한 채 책정하자 민주당 주도의 상원은 이를 반려할 조짐을 보이고 있어 시장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민주-공화 양당, 즉 미 의회는 오는 30일까지 내년 예산안을 확정해야 한다. 그래야만 연방정부 폐쇄라는 최악의 상황을 면할 수 있다. 또 다음달 중순까지 부채상한선 협상을 마무리 해야 한다. 그래야만 미국 정부가 디폴트를 면할 수 있다. 그러나 이게 쉽게 처리되지 않을 수도 있다. 2011년10월에 예산안 확정을 못해 미국 연방정부가 일시 폐쇄되고 나아가 S&P가 미국의 신용등급을 강등했던 아픈 경험, 즉 트라우마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트라우마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미국 의회가 극적 타결에 나설 것이란 전망도 있어 재정전쟁으로 인한 워싱턴 리스크는 단기 악재로 끝날 가능성이 크다.
 
양적완화 축소 지연으로 인한 환율전쟁 재연 가능성도 한국을 비롯한 글로벌 시장을 불안케 하고 있다. 이미 블룸버그 통신 등 미국의 주요 언론은 이번 양적완화 축소 연기로 인해 미 달러화는 약세를 보일 것이며 이 경우 일본을 비롯한 주요 선진국 중앙은행들이 환율전쟁을 다시 불러일으킬 가능성 크다고 보고 있다. 이 경우 문제는 한국이다. 미국과 유럽, 그리고 일본 사이에 끼어있는 한국의 원달러 환율 추이가 주목된다. 한국의 원달러 환율은 이미 달러당 1080선까지 내려와 있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외국돈이 더 유입돼도 걱정, 외국돈이 빠져 나가도 걱정이다. 외국돈이 빠져나가면 시장이 불안해 질 것이고 외국돈이 더 들어오면 원달러 환율은 더 떨어져 원화 강세기조가 이어지고 나아가 수출기업들의 타격이 커질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장 전문가들은 원달러 환율이 달러당 1000원 또는 1050원대 위에서만 유지돼 준다면 수출기업들은 견딜만 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25일 발표될 미국 2분기 GDP(국내 총생산) 성장률 확정치 등 금주에 발표될 각종 경제지표도 시장에 영향을 줄 전망이다.
 
9.22 독일 총선에서 메르켈 총리 진영이 승리를 차지한 것은 그나마 글로벌 시장에 안도를 주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그의 강력한 카리스마가 다시 작동해 유럽 은행연합 구축, 그리스 구제금융추가지원 등의 난제도 해결될 것으로 여겨지는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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