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연은 더들리 총재는 버냉키 나팔수, 댈러스 피셔는 돌직구

 미국 각 지역 연방은행 총재들의 중구난방이 우스꽝스럽다. 궁색한 변명으로 버냉키를 엄호하거나 공격하는 게 영 어색하다. 그리고 시장을 더 혼란스럽게 한다. 윌리암 더들리 뉴욕연방은행 총재가 그 대표적인 인물이다. 

 
24일(한국시각) 월가에 따르면 윌리암 더들리는 대표적인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 연준) 의장의 최측근이다. 아니 추종자라고 보는 게 맞다. 하기야 버냉키도 뉴욕 연방은행 총재 출신이다 보니 그럴만도 하다.
 
게다가 뉴욕 연방은행 총재는 미국 연준(Fed)내에서도 실세 축에 속한다. 한국의 금융통화위원회 격인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에서 영구 투표권을 갖고 있을 정도다. 하기야 미국 최대 심장부를 관장하는 뉴욕 연방은행 총재이다 보니 이정도 힘은 갖고 있어야 어울릴 것 같기도 하다.
 
그런데 이런 연준의 실세가 이날 행한 연설내용이 가관이다. 그는 대중을 향해 자진해서 “미국 경제의 펀더멘털은 여전히 괜찮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재정문제 등을 고려하면 자력회생이 불가할 정도로 아직은 미국 경제가 어려운 지경에 처해 있다고 했다. 아울러 “이는 지난주 FOMC회의에서 내가 양적완화 축소에 반대표를 던진 이유”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지금이야말로 매우 강력한 통화완화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역설했다. 
 
아무리 뜯어봐도 영 앞뒤가 맞지 않는 듯한, 꿰어 맞춘 듯한 연설 내용임이 분명하다. 필시 버냉키를 옹호하기 위해 쏟아낸 발언임이 분명하다.
 
록하트 애틀란타 연방은행 총재는 다른 내용으로 버냉키를 감쌌다. 그는 고용지표가 여전히 불안하기 때문에 양적완화 정책 지속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하지만 리처드 피셔 댈러스 연방은행 총재가 이들 버냉키 파에게 돌직구를 날려 그나마 시장의 억울함을 풀어주었다. 그는 원래 버냉키가 추진해 온 양적완화를 달갑지 않게 여기던 사람이다. 대표적인 매파인 셈이다. 그는 따라서 이날 연설에서도 연준을 공격하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그는 연준의 변덕이 죽을 끓는다고 했다. 양적완화 축소 얘기를 먼저 꺼낸 것도 연준이고 지난 2~3개월간 양적완화 축소 제스처를 줄기차게 보낸 곳도 연준이라고 했다. 그런데 연준이 9월 회의에서 정작 양적완화 축소를 기피해 스스로의 신뢰를 땅에 떨어뜨렸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연준 위원인 나 자신도 연준에 불만이 많다고 실토했다. 
 
리처드 피셔는 한걸음 더 나아가 지난주 회의에서 자신은 양적완화 연장에 반대했다고 강조했다. 회의에 앞서 “이번에 빈손으로 나가면 득보다 실이 많을 것”이라고 버냉키에 조언했지만 애석하게도  버냉키는 자신의 말을 듣지 않았다고 피셔는 덧붙였다.
 
지난주말 제임스 불라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은행 총재가 “당장 10월에 양적완화 축소를 할 수 있다”고 말해 혼선을 주기 시작한 미국의 지역 연방은행 총재들. 이제 그들의 중구난방이 시장을 더 헷갈리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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