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 "바둑-무인차보다 훨씬 변수 많고 수시로 변해"

[초이스경제 김완묵 기자] 최근 주요 외신들이 인공지능(AI-Artificial Intelligence) 혹은 머신러닝(Machine Learning)을 통한 주식 투자가 한계에 부딪히고 있다는 소식을 잇따라 언급하면서 그 원인에 관심이 모아진다.

지난 10일(현지시간) 영국의 경제저널인 이코노미스트지는 "인공지능은 사기 예방과 같은 금융의 일부 활동들을 포함해 여러 활동들을 바꾸어 놓았지만, 아직까지 운용과 종목 선택을 바꿔 놓지는 않았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최근 들어 인공지능을 활용하는 운용사들이 늘어나고 있지만 이것이 꼭 인간의 손길을 줄어들게 하는 건 아니다는 분석을 내놨다.

이어 월스트리트저널은 12일(현지시간) 기사에서 "헤지펀드들이 최첨단 로봇 어드바이저를 통해 종목 선정에 나서고는 있지만 한계에 부딪히고 있다"며 "로봇 어드바이저의 미래가 순탄치는 않다"고 언급했다.

외신들의 이 같은 보도는 인공지능이 필요하지 않다라는 시각보다는 금융 분야에서 사람들이 생각한 만큼 인공지능의 발달이 잘 진전되지 않고 있고 이를 활용한 투자 역시 만족도가 썩 높지 않다는 지적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의 보도에 따르면 실제로 머신 러닝을 기반으로 헤지펀드를 만든 볼레온 그룹의  마이클 카리토노브는 “예상했던 것만큼 3배는 어렵고, 시간은 3배 걸린다. 우리가 시험 삼아 해본 것들 중 대부분이 실패했다”고 토로했다.

즉 인간이 규정한 규칙을 활용하지 않고 컴퓨터가 데이터 속의 패턴들을 찾아내게 하는 기술들의 집합인 머신러닝은 현재 로봇공학에서 기상 예측, 번역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적용되며 눈부신 발전을 이룩했다. 하지만 금융 분야는 이를 활용하기에는 너무나 다양한 변수들이 영향을 미치고 있는 관계로 아직까지 머신러닝의 활용에 따른 만족도는 썩 높지 않다는 평가다.

물론 좋은 수익률을 올린 경우도 있기는 하다. 미국 헤지펀드 중 올해 최고의 수익률을 올린 곳 중의 하나인 퀀티터티브 인벤스트먼트 매지니먼트는 이를 통해 68%의 수익률을 냈고, 또 다른 헤지펀드인 테자 캐피탈 매니지먼트는 머신러닝 기술 덕분에 50%가 넘는 수익률을 올리기도 했다.

하지만 지속적인 기간 동안 머신러닝을 활용해 투자 성공으로 이어간 사례는 드물다는 지적이다.

이런 원인으로 전문가들은 금융 시장이 마주하는 문제들이 너무 혼란스럽다는 것을 든다. 머신러닝 시스템은 지금까지 패턴이 반복되는 특성이 많은 바둑이나 무인자동차 분야에서 성공을 거두기도 했지만 금융시장은 너무나 변수가 많다는 분석이다. 즉 수많은 변수들이 뉴스 이벤트들로부터 영향을 받고 또 뉴스 이벤트들 사이 관계도 수시로 바뀌면서 정형적인 예측을 거의 불가능하게 한다.

이에 볼레온 그룹 관계자는 “머신러닝 과학을 금융 예측에 응용하는 것이 여전히 초기 단계에 있으며 우리는 단지 겉만 핥고 있는 중으로 해야 할 일이 너무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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