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강세요인 꽉 차 있는데도 요지부동...혹 시장개입덕분?

 우리의 수출업체들은 금융당국에 고마워해야 할 것 같다. 미국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 하락속도를 최대한 늦춰 국내 수출산업을 보호하겠다는 의지로 꽉 차 있기 때문이다. 보이지 않는 손을 통해 환율 하락을 최대한 저지하고 있는 것으로 여겨지고 있는 까닭이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의 최근 환율움직임이 예사롭지 않다. 최근 여건만 놓고 보면 온통 미국 달러화에 대한 원화강세 요인으로 가득하다. 무엇보다 미국 연방정부가 셧다운 돼 달러 가치가 불안한 움직임을 이어가고 있다. 달러인덱스가 80선을 넘나들며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또 외국인 주식자금 유입이 계속되고 있는 점도 원달러 환율 하락을 강요하고 있다. 4일 증시에서도 삼성전자의 실적 호전에 힘입어 외국인들의 한국 주식 매입은 지속됐다. 벌써 한달가까이 외국인들은 한국시장에서 주식을 순매수하고 있다. 게다가 견고한 경상수지 흑자, 3369억2000만달러에 이르는 사상 최대규모의 외환보유액도 원화 강세요인이다.
 
그런데 이상하다. 우리의 원달러 환율은 벌써 열흘 가까이 달러당 1070원대에 묶여있다. 그간 외국자금 유입속도와 미국 달러화 약세기조를 감안하면 원달러 환율이 1050~1060원 수준까지는 떨어졌을 법 한데도 원달러 환율은 열흘전이나 지금이나 별 변동이 없다. 뭔가 우리가 모르는 조치가 작동됐음이 분명하다. 외환시장 개입이다.
 
통화당국의 외환시장 개입 냄새는 그간 여러군데서 감지되어 왔다. 
 
최근 한국은행을 비롯한 우리의 통화당국은 외국인 자금 유입에 의한 원화 강세로 투기세력이 한국 시장을 공격할지도 모른다며 우려를 표명해 왔다. 이른바 헤지펀드, 즉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 멤버들이 흔히 쓰는 용어인 ‘멧돼지(투기성 자금)’들의 한국 외환시장 공격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미리 연막을 쳐 온 것이다. 이는 한국 외환당국이 필요시 멧돼지들의 공격을 막기 위해, 즉 투기자본으로부터 한국 시장을 보호하기 위해, 불가피하게 시장개입에 나섰다는 명분을 축적하기 위한 멘트로 풀이된다. 
 
하지만 외국돈이 계속 들어오고 미국 양적완화 지속 및 재정전쟁으로 미 달러화의 불안한 움직임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여 한국 외환당국의 시장 개입이 얼마나 지속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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