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 타임즈 전문가 "미국 S&P 500, 이머징 증시보다 127%나 아웃퍼폼"

[초이스경제 김완묵 기자] 미국 증시가 연일 강세를 보이며 최고치 행진을 하고 있지만, 그래도 10년 이상의 장기간을 두고 투자처를 물색한다면 현재 한창 달아 오르고 있는 미국보다는 이머징 시장을 선택하는 것이 현명한 판단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돼 주목된다.

19일 골든브릿지 투자증권 이동수 매크로 전략가 등이 작성한 '골든 인베스팅 아이디어'에 따르면 파이낸셜 타임즈가 18일(유럽시각) 보도한 향후 글로벌 증시 진단이 눈길을 끈다.

파이낸셜 타임즈는 "지금 시점에서 10년 이상의 장기간을 염두에 두고 투자를 한다면 미국보다는 이머징 시장을 선택하겠다"는 미국 보스턴 기반의 대형 자산운용사 GMO 관계자의 말을 빌려 이 같은 의견을 제시했다.

이날 파이낸셜 타임즈의 존 오서스 칼럼니스트는 GMO를 창립한 펀드 매니저 제레미 그렌덤의 이야기를 들어 장기간 더 높은 수익률을 원한다면 이제 미국에서 대담하게 떠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즉 제레미 그렌덤은 "선진국 주식 60%와 채권 40%에 자산을 배분하는 전통적인 투자 방식은 단기간을 놓고 볼 때는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옳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미국의 채권은 이미 사상 최저의 수익률에 근접하고 있고 미국 주식은 훨씬 더 고평가돼 있다는 것을 감안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그러면서 그는 "10년의 기간을 가정한다면 약간의 불확실성이 있기는 하지만 이머징 시장에 베팅하라고 제안하고 싶다"고 밝혔다.

▲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예수상 /사진=AP, 뉴시스

그가 드는 이머징 시장의 불확실성은 "라틴 아메리카에서는 각국 정부들이 부패 스캔들로 흔들리고 있고 위협적인 포퓰리스트들이 브라질과 멕시코에서 권력을 잡게 될 방법을 찾아내는 데 골몰하고 있다는 점" 등이다.

또 블라디미르 푸틴의 러시아는 양호해 보이지 않으며, 아시아에서는 막강한 권력을 쥔 중국의 시진핑이 신용 버블을 억제하려고 하는 한편 중국 정부가 기업들의 지배구조를 건드리려는 의도를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점도 유념해야 할 대목들이다.

이에 내년에 이머징 시장에 대해 불안해 할 만한 이유가 있고, 따라서 단기적인 투자에서 승부를 보는 펀드 매니저라면 이머징 시장을 피하는 것이 당연해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중장기적으로 이머징 시장은 이런 우여곡절에도 불구하고 잠재적인 좋은 매수 기회로 보인다는 게 제레미 그렌덤의 판단이다.

그의 분석에 따르면 미국 주식은 지난 30년 동안 전 세계 나머지 주식들을 크게 웃도는 수익률을 거뒀다. 하지만 올해 이머징 시장은 오랜만에 미국을 아웃포펌(기준치보다 주가가 더 오르는 것)하는 데 성공했다.

그럼에도 제레미 그렌덤이 볼 때는 이머징 시장의 주식은 여전히 갈 길이 멀다는 주장이다. 일례로 MSCI 이머징 마켓이 현재 최고점 행진을 벌이고 있는 S&P 500의 수익률을 따라잡기 위해서는 앞으로 이를 127% 아웃포펌해야 한다.

따라서 그는 “10년 동안 기다릴 인내심을 갖고 좀 더 높은 수익을 원한다면 미국에서 대담하게 벗어나는 행보를 하는 것이 옳은 판단이라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기사 정리=초이스경제 김완묵 기자/ 기사 도움말=골든브릿지증권 이동수 매크로 전략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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