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 "실업률 낮은지역 임금상승률 높아...연준도 촉각"

▲ 미국 주택 노동자가 일하는 모습 /사진=AP, 뉴시스

[초이스경제 김완묵 기자] 미국 경제에서 제자리걸음을 계속하던 근로자 임금이 드디어 상승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4일 골든브릿지 투자증권의 법인 본부 이동수 전략가 등이 작성한 '골든 인베스팅 아이디어'에 따르면 미국의 월스트리트 저널은 3일(미국 시각) “경제에서 한 가지 수수께끼가 풀리기 시작했는데, 미국 일부 도시에서 임금이 상승하고 있는 중으로 올해 전국적으로 소득이 개선될 여지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이는 미국 경제 성장률이 높아지고 확장을 계속하면서 실업률이 낮아지고 있지만 임금은 지지부진한 상승을 하고 있다는 연구기관들의 그동안 분석을 뒤집는 것이어서 향후 동향에 관심이 쏠리는 대목이다.

이날 보도에 따르면 미국 미니애폴리스, 덴버, 포트마이어스와 같이 실업률이 3%에 근접하거나 이보다도 낮은 도시들의 노동시장은 기업들이 경쟁자들로부터 근로자를 유치하기 위해 임금을 앞다퉈 인상하기 시작했다.

이 같은 결과는 지난 8년 동안 이어진 경기 상승세에도 나오지 않은 것으로, 실업률이 17년래 최저 수준으로 하락했지만 임금 상승률이 평균 수준에 머물러 있던 현상과 대비된다는 지적이다.

그러면서 월스트리트저널은 “이것은 잠재적으로 2018년에 소득 증가율이 전국적으로 개선될 것이라는 점을 시사하고 있는데, 연준이 물가 상승 초기 조짐을 찾아내면서 모니터링하게 될 부분"이라고 언급했다.

이와 관련해 무디스 애널리틱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아담 카민스는 “임금 상승률과 타이트한 노동시장 간의 관계가 여전히 유효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며 “임금 상승률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퍼스트 무버(first mover)들이 완전고용 상태에 이른 후 다른 지역으로 확산될지 여부를 지켜보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미국 대도시 중에서 실업률이 가장 낮은 미니애폴리스는 지난해 10월 기준 실업률이 2.3%에 불과했고 근로자들 주급이 전년 동기 대비 4% 넘게 상승했다. 이 같은 임금 상승률은 미니애폴리스에서 6년래 최고치였다. 특히 현재 미국 전국 평균 임금 상승률이 전년 대비 2%가 채 안 된다는 것과 비교된다.

이 지역 이코노미스트와 기업들에 따르면 숙련 근로자들을 데려오기 위한 경쟁이 건설, IT, 제조업과 같은 산업들에서 특히 치열해졌다. 의료 장비와 항공 산업에 부품을 공급하는 울트라 머시닝사는 주간 근무 시급을 25% 인상했지만 일을 하려는 사람을 찾을 수 없었다. 이에 고용 특별수당으로 5000 달러를 지급해 겨우 12명의 근로자를 확보할 수 있었다. 또한 이직률을 낮추기 위해 근로자들에게 연간 2500 달러의 잔류 보너스를 줘야 할 정도다.

이 밖에 덴버, 새너제이, 오스틴과 같이 실업률이 4% 미만을 기록하고 있는 대도시의 근로자들은 임금 상승률이 전국 평균보다 2배나 높은 실정이다. 이런 추세는 포트마이어스, 디모인, 아이오아, 오그던과 같은 소도시로도 확산되고 있다.

유타주 오그던은 실업률이 2014년 이후 4%를 밑돌고 있는데, 임금 상승률은 이 기간 연간 4%에 달했다. 지역 식품 제조사인 하니빌의 인력 팀장 라이언 보긴은 “지역 경제가 성장하면서 사업 전 부문에 걸쳐 일할 사람을 찾기가 더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그는 “9개월 전에 지게차 운전수는 시간당 12~13달러를 벌었는데, 현재는 시급이 16달러까지 올랐다”고 말했다.

이에따라 이런 임금인상 확산이 미국의 인플레이션을 끌어 올려 연준의 금리인상을 더욱 자극할 것인지도 주목받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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