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 저널 "수요, 규제, 기술 문제에 환경 오염 주범으로 인식돼 불확실성 커져"

▲ 중국의 석유 콜타르 정제 공장 /사진=뉴시스

[초이스경제 김완묵 기자] 최근 국제 유가가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거대 원유 투자자들은 불확실성 우려로 그들의 베팅을 재고하려 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5일 골든브릿지 투자증권이 작성한 '골든 인베스팅 아이디어'에 따르면 월스트리트저절의 원유시장 분석이 눈길을 끈다.

미국의 월스트리트 저널은 4일(미국 시간) "원유 산업은 수요, 규제, 기술이라는 3가지 난제에다 환경 오염이라는 문제에 직면해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일부 대형 투자자들과 투자은행들이 원유 및 천연가스 산업에 대한 투자를 재고하려 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가장 심각한 사례는 노르웨이 정부로, 원유 및 천연가스 부문에 투자된 1조 달러를 축소할지 여부를 고민하고 있다. 현재 노르웨이 국부펀드에는 수십억 달러 규모의 엑손모빌, 로열더치셸, 쉐브론, BP의 지분이 포함돼 있다.

프랑스 거대 보험사 AXA 그룹과 도이치뱅크, ING Group, NV 등 금융 기관들도 캐나다 오일샌드 등 주로 기후변화와 관련된 에너지 산업에 대한 투자를 축소하고 있다.

오염물질을 배출하는 데 큰 페널티를 적용 받는 현실 속에서, 일부 투자자들은 이 같은 투자에 따른 금융측면의 위험들이 보상보다도 클 수 있다고 말한다. 일례로 캐나다는 오일샌드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를 제한하기 위해 올해 탄소세를 선보인다.

월드뱅크는 지난달 파리기후협약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2019년까지 원유 및 천연가스 탐사 및 시추에 더 이상 자금을 지원해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프랑스계 은행 BNP 파리바는 환경 측면에서 해를 가하는 일부 원유 프로젝트들에 더 이상 자금을 지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러한 추세는 비록 전체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과거 석탄산업에 대항했던 초기 투자자들의 움직임과 유사하다는 분석이다. 미국에서 지난 10년 동안 석탄산업은 보다 저렴하고 친환경적인 천연가스가 부상해 충격을 받았다. 2015년 노르웨이 의회는 자국의 국부펀드가 석탄에 크게 노출돼 있는 기업들에 더 이상 투자하지 말 것을 결정한 바 있다.

게다가 높은 비용 때문에 한때 충격을 받았던 신재생에너지는 오늘날 일부 분야에 국한되긴 하지만 기존 석탄이나 천연가스와 경쟁할 수 있을 정도로 저렴해졌다. 이에 영국, 프랑스, 중국, 인도 등에서는 전통적인 내연기관 엔진을 탑재한 차량 판매를 금지할 계획이다. 이는 향후 원유 수요의 원천을 축소시키는 조치가 될 것이다.

AXA 자산운용 계열사의 글로벌 투자 총괄 담당자 매트 크리스텐센은 "노르웨이의 우려는 이 같은 산업들에 경고신호를 울리게 만들었다”며 “기후변화가 제시하는 위험들은 점차 피부로 느껴지고 있다”고 말한다.

한편 거대 원유 기업들은 천연가스에 보다 집중하고 재생에너지 및 전기 관련 실험들을 수행하면서 기후변화에 따른 금융 측면의 위험들을 제어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셰브론의 대변인은 “현재 기후변화 규제에 따른 위험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충분히 통제할 만하다”고 말했다.

또한 BP CEO인 밥 더들리는 "노르웨이 관료들은 기후변화에 대해 우려하는 것이 아니라 다변화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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