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 "상거래 모바일 결제 급증...알리바바, 텐센트 역할 커져"

▲ 직원이 위안화를 세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초이스경제 김완묵 기자] 중국이 가장 빠르게 현금이 필요 없는 세상으로 변모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미국의 월스트리트 저널은 4일(미국 시간) 이같이 전하고 “중국에서는 사람들이 쇼핑하고 대출을 받는 방식에서 현금을 사용하지 않아도 되도록 바꿔놓고 있고 심지어 구걸하는 방식까지 변화시키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 같은 변화의 주인공은 연간 9조 달러에 육박하는 모바일 결제액의 급증이다.

이날 보도에 따르면 모바일 결제는 온라인에서 물건을 구매하는 수단으로 발판을 마련한 이후 매장 구매로 넘어갔고, 중국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모든 것을 결제하는 방식으로 빠르게 자리잡고 있는 중이다.

이러한 추세 뒤에는 인터넷 대기업인 알리바바와 텐센트가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이 두 기업은 일상의 상거래에서 은행의 역할을 밀어 내고 있기도 하다. 또한 IT 기업들이 소매, 자동차, 미디어에서 변화를 몰고 온 것처럼 금융에서도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 포레스터 리서치의 추정에 따르면 2016년 미국에서 모바일 결제액은 1120억 달러에 불과했지만, 중국에서는 같은 해 모바일 결제액이 9조 달러에 달했다.

모바일 결제가 늘면서 일상 생활에도 큰 변화를 몰고 오고 있다. 모바일 결제는 중앙은행의 청산 시스템을 거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중국 인민은행이 자본흐름을 추적하고 자금 세탁 및 사기를 감시하는 것이 더욱 어려워진다. 중국 인민은행은 비은행 금융회사들이 올여름까지 모바일 결제와 관련해 보다 더 명확한 설명을 제시하도록 하는 새로운 결제 및 청산 플랫폼을 주문했다.

소비자들은 스마트폰을 통해 대출, 투자, 금융 상품 권유를 더 많이 받고 있다. 중국 인민은행에 따르면 2017년 1월부터 8월까지 중국에서 단기 소비자 대출이 전년 동기 대비 160%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소비자 대출이 급증한 원인으로 모바일 결제가 증가한 것을 그 원인으로 지적한다.

이에 따라 중국인들은 동전이나 지폐와 같이 예전부터 사용해 온 현금을 덜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인민은행에 따르면 중국인들이 2016년에 현금으로 66조 위안(10조 달러)을 지출했는데, 이는 2년 전과 비교해 10% 정도 하락한 수치다.

그런가 하면 IT 기업들의 부상은 전통적인 은행들에도 타격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싱가포르의 DBS뱅크가 지난 2016년 말에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국책 은행들이 2015년에 카드 수수료로 벌어들일 수 있었던 수입이 230억 달러나 줄었다는 분석이다. 이 보고서는 연간 수수료 손실이 2020년까지 600억 달러로 확대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월스트리트 저널은 "은행들이 안고 있는 더 큰 문제는 알리바바와 텐센트가 은행들이 알고 있는 것보다 고객들에 대해 더 많이 알고 있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사 정리=초이스경제 김완묵 기자/ 기사 도움말=골든브릿지증권 법인본부 이동수 전략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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