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 "이머징 채권시장, 일부 고평가 됐지만 아직 다급한 상황 아냐"

[초이스경제 최미림 기자] 30일(미국시각) 뉴욕 금융시장이 요동쳤다. 미국 달러가치가 하락했고 미국증시 3대 지수는 급락했다. 미국 국채가격도 떨어졌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일까. 미국시장도 이럴진데 이머징 채권시장은 괜찮은 건가. 이와 관련한, 월스트리트저널의 시장 진단이 눈길을 끈다.

31일 골든브릿지 투자증권 법인영업본부 소속 이동수 매크로 전략가, 안장현 마켓 애널리스트 등이 작성한 ‘골든 마켓 뉴스 데일리’에 따르면 이날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의 다우지수가 작년 5월 이래 최악의 하루를 보냈다”고 진단했다. 미국 채권시장 불안이 미국 주식시장에까지 직격탄을 날렸다는 것이다. 하지만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머징 시장의 채권에 대해서는 아직 크게 우려할 상황은 아니다”는 진단도 함께 내놔 이목을 집중시켰다.

월스트리트저널의 진단에 의하면 이날(미국시각 30일) 전반적으로 뉴욕증시 주식에 대한 대규모 매도세가 나온 가운데 다우지수가 363 포인트 하락하며, 올해 처음으로 연달아 하락했다. 또한 이날의 미국증시 급락은 채권 수익률(금리) 상승과 헬스케어 섹터의 새로운 경쟁, 그리고 원유 생산 증가에 따른 유가 하락에서 비롯된 것으로 진단됐다. 아울러 미국 증시의 하락은 전반적으로 나타났는데, 에너지 기업에서부터 금융 회사들까지 모든 기업들의 주가가 타격을 받았고, 2016년 대선 이후로 재차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게 만들었던 투자자들을 불안에 떨게 만들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다우산업평균(DJIA) 지수는 2만6076.89로 362.59 포인트(1.4%) 하락하며, 작년 5월 이후 최악의 날을 기록했고 S&P 500은1.1% 하락했다. 이번 주 하락하기 전에 S&P 500은 강력한 기업 이익과 개선 중인 경제 성장, 그리고 미국의 새로운 세법에 힘입어 1987년 이후로 한해를 최고로 시작한 것처럼 보였지만 이날은 달랐다는 게 월스트리트저널의 설명이다.

한편 이날 미국 채권시장에서는 벤치마크 금리인 10년물 국채 금리가 2.75%까지 치솟았다. 전날에는 2014년 이후 처음으로 2.7%를 터치하더니 이날엔 더욱 솟구쳤다. 국채 금리가 올랐다는 건 국채 가격이 하락했다는 의미다.

이런 가운데 글로벌 채권시장도 더불어 불안한 상황에 직면하는 것은 아닌지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하지만 월스트리트저널은 아직 이머징 시장의 채권은 우려할 때가 아니라며 투자자들을 안도시켰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머징 채권 수익률(금리) 급등을 촉발하려면 거대한 자금유출이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채권 투자자들은 동조화된 글로벌 성장과 달러 약세 덕분에 과시적인 요소로써 완벽한 이머징 시장 거래에 익숙해졌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뉴욕 외환시장에서는 주요 6개국 통화대비 미국 달러화가치 수준을 나타내는 달러인덱스가 전일 대비 0.2% 더 하락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어 “이번 주 미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소폭 상승해 2.7%를 웃돌게 됐다”면서 “인플레이션 상승 기대감이 이같은 흐름을 낳게 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현재, 이같은 상황은 미 국채와 이머징 시장 채권수익률(이미 수년래 저점을 기록 중)간의 스프레드를 축소시키고 있다”면서 “이머징 시장 국채 및 회사채로 유입되는 막대한 자금흐름은(올들어 현재까지 800억달러 이상 유입) 미 국채 수익률이 상승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이머징 시장 채권 수익률을 낮은 수준에 머무르게 만들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파나마, 페루, 필리핀에 이르기까지 일부 이머징 시장의 채권 가치는 역사적 표준 대비 고평가 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지적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현재까지 이머징 시장 채권들의 반응이 잠잠한 이유 가운데 하나는 이들의 랠리가 막대한 자금유입으로 힘을 얻었다는 점 때문”이라며 “따라서 심각한 대량매도, 또는 수익률 상승이 나타나기 위해서는 막대한 자금유출이 이루어져야 하는데 아직 그런 단계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또한 이머징 시장의 견고한 펀터멘털도 그들 채권시장에 당장 다급한 일이 발행하지 않을 것임을 보여주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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