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 저널 "당분간 강세...미국 셰일오일 공급 · OPEC 동향이 변수"

▲ 송유관 모습 /사진=뉴시스

[초이스경제 이영란 기자] 국제 유가가 배럴당 60달러 중반에서 등락을 반복하는 흐름이 지속되면서 국제유가의 상승세가 얼마나 오래 지속될 것인지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5일(미국시각) 국제 유가는 미국서부텍사스산원유(WTI)의 경우 64.15달러, 북해산 브렌트유의 경우 67.58달러로 2거래일간 연속 하락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60달러 중반에서 움직이고 있다.

6일 골든브릿지 투자증권 법인영업본부 이동수 매크로 전략가 등이 작성한 ‘골든 인베스팅 아이디어‘에 따르면 5일(미국시각) 주요 외신 기사 중 월스트리트 저널(WSJ)이 유가 전망과 관련한 자체 설문조사 결과를 밝혀 눈길을 끈다.

자료에 따르면 WSJ이 지난 1월말 15개 투자은행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브렌트유 가격이 올해 배럴 당 평균 61달러를 기록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는 지난 12월 설문조사 때보다 3달러나 상승한 수치다. 투자은행들은 또한 유가 전망을 4개월 연속 상향조정하기도 했다.

실제로 브렌트유 가격은 지난 1월에 3.3% 올라 5개월 연속 상승 기록을 세웠다. 2011년 4월 이후 최장 기간의 상승세다.

이 같은 상승세를 이끄는 요인은 글로벌 원유 재고의 감소 추세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OECD의 원유 재고는 지난해 12월 기준 5개월 연속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OPEC 회원국들은 하루 원유 생산량 감축 폭을 180만 배럴에 맞추거나 글로벌 원유 생산량의 2% 정도를 줄이자는 합의를 대체로 지켜왔다.

게다가 베네수엘라 국영 석유회사의 경영부실과 투자 부족으로 이 나라의 원유 생산량이 지난해에 29% 감소했다.

글로벌 투자기관인 바클레이즈의 애널리스트들은 WSJ과의 인터뷰에서 “베네수엘라의 원유 생산량은 올해도 추가로 25%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베네수엘라 원유 공급 차질이 리스크를 현실로 만들었고 이 상황이 악화될 수 있다”고 밝혔다.

유가 상승의 또 다른 요인은 달러 약세다. 달러 약세는 원유와 같은 달러 표시 원자재의 매력도를 높이게 된다. 달러는 이번 주에만 3년래 최저 수준으로 하락했다.

이 같은 유가 상승요인에도 불구하고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오는 연말 유가가 하락세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한다. 유가 상승이 공급 증가를 불러올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미국 원유 생산량은 지난해 11월에 반세기 만에 처음으로 하루 1000만 배럴을 넘어섰다. 미국 셰일 생산업체들이 유가 상승을 기회로 활용하고 있다는 것이 애널리스트들의 분석이다.

유가가 배럴 당 60달러를 넘어서면 미국에서 상업적으로 시추 가능한 유전이 늘어나게 되면서 OPEC의 감산노력을 일부 상쇄할 수 있는 공급 증가로 이어지게 된다는 것이다.

OPEC 회원국들의 동향도 관심사다. OPEC 산유국들이 시장점유율을 지키기 위해 원유 생산을 늘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바클레이즈 애널리스트들은 “원유시장이 오는 연말과 내년의 원유 재고 증가 가능성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있다”고 WSJ과의 인터뷰에서 전했다.

WSJ 설문조사 결과 투자은행들은 브렌트유 가격이 2020년에 배럴 당 61달러로 다시 상승하겠지만 2019년에는 배럴당 59달러로 하락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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