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 "11개 섹터 상관관계, 작년 2배...기업 실적 무시될 수도"

[초이스경제 이영란 기자] 최근 미국 뉴욕증시 S&P500에 포함된 11개 섹터들 사이의 상관관계가 2016년 미 대선 이후 가장 높아진 가운데 이 같은 상황이 증시 하락 땐 더 큰 하락장을 연출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9일 골든브릿지 투자증권 법인영업본부 이동수 매크로 전략가 등이 작성한 '골든 인베스팅 아이디어' 에 따르면 18일(미국시각) 나온 주요 외신 기사 중 월스트리트 저널(WSJ)이 전한 미국 뉴욕증시에서의 섹터들의 상관관계 분석 기사가 눈길을 끈다.

자료에 따르면 최근 미국 증시에서 제조업은 물론 은행, 원유 업체들까지 모든 기업들의 주식이 함께 폭락했다가 함께 반등하고 있다. 골드만 삭스는 "각 업종의 상관관계가 2016년 미 대선 이후 가장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상황은 일부 투자자들에게 위험한 상황을 불러올 수도 있다는 것이 월스트리트저널의 지적이다. 상관관계가 상승했을 때 매도를 이끄는 광범위한 공포감이 증시를 뒤덮을 경우 더 큰 하락장을 연출하게 된다는 것이다. 개별 기업들의 특성이나 실적이 무시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특히 주요 인덱스들을 추종하는 포괄적인 ETF(지수연동형 펀드) 상품들을 통해 증시에 투자할 경우 그럴 가능성이 더욱 높아진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S&P500 섹터들 사이의 상관관계는 지난 주 월요일 0.73을 기록했는데 미국 증시가 급락한 지난 8일의 0.72에서 오히려 상승했다. 또한 이는 지난해의 평균 0.37보다 2배 가량 높고 2016년의 0.64를 넘어서는 수치이다.

최근 미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지난 주 수요일 4년래 고점으로 상승했다. 1월의 소비자물가지수가 예상을 넘어섰기 때문이다. 같은 달 생산자물가지수도 상승하며 최근 인플레이션 압박이 증가하고 있다는 신호를 보냈다.

이에 따라 미국 증시가 매도로 방향을 틀면서 채권수익률 상승으로 수혜가 예상된 섹터마저도 동반 하락했다. 예를 들어 은행주의 경우 NIM(순이자마진) 상승이 예상됐지만 다른 업종과 함께 하락했다. 2월 S&P500은 3.3% 하락했는데 S&P500 금융 섹터는 2.5% 내렸다. S&P500에 속한 에너지, 통신 서비스, 산업 필수재, 헬스케어, 유틸리티, 소재, 부동산 섹터들도 3% 이상 하락했다.

하지만 지난 주 시장이 반등하자 S&P500에 속한 11개 섹터 모두 주간 상승세를 기록했다. 자산운용사인 파이낸셜 인핸스먼트그룹의 포트폴리오 매니저 앤드류 트래셔는 “각 섹터들이 한 방향으로 움직이는 상황은 투자자들이 증시에서 특정 종목을 선택하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시장이 안정됨에 따라 주식들이 다시 독립적으로 움직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글로벌 경제 성장이 가속화되고 있는데다 미국 기업들의 실적은 견고하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투자자들이 증시 상승 요인으로 꼽는 것도 바로 이 두 가지 요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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