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새 연준의장의 의회 발언 앞두고 유럽 투자자들도 촉각

[초이스경제 조미정 기자] 26일(현지시각) 유럽 주요국 증시가 직전 거래일의 혼조세에서 벗어나 동반 상승했다. 미국의 금리인상 가속 우려가 다소 완화된데다 국채금리 공포가 일단 누그러든 것이 증시 상승에 기여했다. 게다가 유럽중앙은행 총재가 경기부양 지속 필요성을 강조한 점, 독일의 메르켈 총리가 소속 당으로부터 압도적 지지를 받은 점 등도 이날 유럽증시엔 호재였다.

그러나 유럽증시 상승폭이 크지는 않았다. 27일(미국시각) 의회 첫 증언에 나설 제롬 파월 미국 새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의장의 발언을 앞둬서인지 투자자들이 약간은 조심스런 행보를 보였다.

유럽 주요국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유럽 금융중심지 영국 런던의 FTSE100 지수는 직전 거래일 대비 0.62% 상승한 7289.58에 거래를 마쳤다. 영국증시는 직전 거래일엔 파운드화 강세 속에 하락했다가 이날 반등했다.

그런가 하면 유로존에선 독일의 DAX 지수가 1만2527.04로 0.35% 올랐다. 또한 프랑스의 CAC40 지수는 5344.26으로 0.51% 높아졌다. 이에 범유럽지수인 스톡스 유럽 600 지수는 383.06으로 0.50% 상승했다. 독일, 프랑스 증시는 직전거래일의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날 유럽증시는 직전 거래일의 미국증시 급반등과, 앞서 마감된 아시아 증시 상승에 이어 오름세를 나타냈다.

게다가 이날 미국 연준이 의회에 제출한 반기보고서에서는 “올해 3차례의 금리인상을 예고”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미국 금리인상 가속 우려가 다소 완화된 것도 금융시장을 안도케 했다. 최근 뉴욕 월가에선 연준이 올해 4차례(CNBC 등) 또는 심지어 5차례(골드만삭스)의 금리인상을 단행할 것이란 전망까지 나왔었는데 3차례 정도의 금리인상 가능성이 예고되자 시장이 다소 안도했다. 이에 최근 급등세를 보이던 미국의 국채금리가 일단 잠잠해졌고 독일 국채금리 역시 조용한 흐름을 보였다.

다만 하루 뒤 파월 연준 의장이 취임 후 첫 의회 증언에 나서게 된다는 점은 유럽증시에게도 관망 요인이었다. 그가 어떤 발언을 할 것인지가 관전 포인트다. 파월 의장은 최근 미국증시가 극심한 변동성을 보일 때도 “증시 변동성 때문에 금리인상을 멈추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한편 이날 의회에 출석한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현재 유럽엔 불확실성이 만연해 있다”면서 “유럽 경제의 모멘텀이 강해지고 있긴 하지만 부양책을 유지해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드라기는 이어 "앞으로 주식과 환율 등의 급변동 여부를 주시하겠다"고 강조했다.

게다가 이날 독일에서는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자신이 이끄는 기독민주당(CDU)으로부터 사회민주당(SPD)과의 연정에 대한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는 소식이 전해져 증시 상승을 거들었다.

다만 시장에선 다음달 4일 치러질 이탈리아 총선을 주시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여당의 지지율이 여전히 25%를 밑도는 등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BoA 메릴은 "향후 이탈리아의 국채 수익률과 회사채 수익률 변동성 등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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