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세 달성으로 역할 완수...'자유무역주의자'로 관세 용납 못해

▲ 사임을 발표한 개리 콘 미국 국가경제위원장. /사진=백악관.


[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한동안 2018년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이사회 의장으로 제롬 파월을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재닛 옐런 전 의장의 연임도 마찬가지였다. 워낙 독보적인 인물이 있었다.

개리 콘 미국 국가경제위원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당선되자마자 가장 유력한 차기 Fed 의장후보였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 첫해인 2017년 여름을 지나면서 콘 위원장의 위상이 흔들렸다. 트럼프 대통령이 그에게서 가장 크게 기대하는 감세의 처리속도가 만족스럽지 않았다. 거기다가 콘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을 공개적으로 비판하는 일이 벌어졌다.

버지니아 샬러츠빌에서 인종차별주의자들의 폭력시위로 사망자가 발생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양측 모두를 비판하는 애매한 입장을 밝히자, 콘 위원장은 정부가 좀 더 분명하게 차별주의자들을 비판해야 한다고 맞섰다. 마침 감세추진도 여의치 않은 마당에 두 사람 사이에 이 논쟁이 상당히 격화됐다.

뉴욕타임스의 7일 보도에 따르면, 콘 위원장은 이 때 사임의사를 밝혔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그를 머물도록 만류했다. 이때는 아직 감세가 추진 중일 때였다.

감세가 마무리된 2018년 3월 현재, 또 하나의 중대현안이 두 사람 사이에 커다란 갈등요인이 됐다. 트럼프 대통령의 수입 철강 알루미늄 관세부과 방침이다.

자유무역주의자인 콘 위원장으로서는 절대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었다. 월가 출신인 그에게 월가가 크게 의지하고 있는 점이기도 했다.

자유무역을 선호하는 공화당 의원들도 이 점에 있어서는 콘 위원장에게 의지하고 있었다.

관세부과는 트럼프 행정부의 또 다른 민주당원인 피터 나바로 국가무역위원장의 승리로 끝나가고 있다.

콘 위원장은 6일 사임을 발표했다. 뉴욕타임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보내온 성명에서 “개리는 나의 수석 경제자문으로 우리의 국정목표 추진과 감세 및 세제개편 등에서 훌륭하게 직무를 수행했다”며 “그는 보기 드문 인재로 미국인들을 위해 기여한 일에 감사한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덕담으로 가득한 송별사를 밝힌 것이지만, 집권 후 1년 2개월 동안 두 사람 관계는 시간이 갈수록 갈등이 격화됐다.

콘 위원장의 사임은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수석고문의 입지도 위축시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트럼프 대통령의 딸인 이방카 트럼프 보좌관과 쿠슈너 부부의 우군이 더욱 줄어들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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