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 "트럼프 협상스타일, 무역 상대국-투자자 모두에 딜레마"

[초이스경제 이영란 기자]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상대로 무역전쟁을 선포하면서 글로벌 증시의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다행히 미-중 무역전쟁 우려 완화 조짐에 미국 뉴욕증시를 비롯한 아시아 증시도 반등세를 보이고 있지만 불확실성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미-중 무역전쟁으로 증시가 출렁일 때 단기 투자하는 전략은 어떨까. 월스트리트저널은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정책을 활용해 돈을 벌기는 어렵다고 지적한다. 단순히 무역정책만이 주가를 움직이는 요인이 아니기 때문이다.

27일 골든브릿지 투자증권 법인영업본부 이동수 매크로 전략가, 안장현 마켓 애널리스트 등이 작성한 '골든 마켓 뉴스 데일리' 에 따르면 26일(미국시각) 나온 주요 외신 기사 중 월스트리트저널이 전한 “무역전쟁에 대한 베팅으로 돈을 잃는 방법”이라는 기사가 눈길을 끈다.

월스트리트저널 분석에 따르면 단순한 논리로 미-중 무역전쟁 관련 이슈에 투자했다가는 손해를 보기 쉽다. 단적인 예가 미국 철강주들에 투자한 사례다.

미국 철강주는 트럼프의 철강 관세로 이득을 볼 것으로 예상됐지만 US스틸의 주가는 지난 22일(현지시간) 11% 급락하면서 연초 이후 최대의 하락폭을 기록했다. 미국이 철강 관세에서 유럽산 수입품에 대해 관세를 면제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반면 일본 철강주들은 철강 관세에서 면제를 받지 못했지만 일본 증시 하락폭보다 약간 더 내렸을 뿐 정도가 크지는 않았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의 무역전쟁 등을 밝힌 것은 NAFTA(북미자유무역협정)를 탈퇴하겠다는 등의 이전 위협들과 마찬가지로 고의적인 예측 불가능한 협상 스타일의 일부"라고 지적했다.

트럼프가 대통령으로 당선된 이후 미국 증시는 상승과 하락을 반복했지만 감세 전망과 함께 오름세를 나타냈다. 트럼프의 정책들이 미 의회를 통과할지는 불분명했지만 통과되면 분명 주가에 도움이 되는 것들이라고 투자자들이 판단한 덕분이었다.

하지만 현재 불확실성은 무슨 좋은 일이 일어날 것인가가 아니라 어떤 나쁜 일이 일어날 것인가 하는 데 집중돼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불확실성은 무역 상대국들과 투자자들 모두에게 딜레마를 던져주고 있다. 만약 트럼프가 글로벌 무역 시스템을 버리는 걸 진지하게 생각한다면 주가는 하락할 것이며, 경제는 둔화될 것이고, 인플레이션은 상승하게 될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시장에 도움이 되는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의 시대에서 시장을 저해할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의 시대로 이동했다”면서 “투자자들은 이미 이걸 알아차렸고 지난 26일 이전까지 저점 매수(buy the dips)를 중단했었다”고 설명했다.

이 매체는 또한 “트럼프의 무역 정책들은 글로벌 성장과 미국 경제성장에 자그마한 부정적인 영향만 미쳤을 뿐이지만 무역전쟁을 시작하겠다는 위협은 장기적으로 훨씬 더 중요하다”면서 “하지만 이런 재료로 돈을 벌기는 어렵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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