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환율-엔화환율 엇갈림까지 달러 강세 앞에 사라져

▲ 사진=뉴시스.


[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2000년대 초의 금융시장과 지금의 차이 가운데 하나는 원화환율과 엔화환율의 관계다.

당시 두 환율은 함께 오르고 내리는 관계였다. 대단히 높은 상관관계를 가졌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외환시장에서 원화환율은 엔화환율과 반대로 등락하는 경우가 많다.

두 환율의 움직임을 갈라놓는 최대 요인은 위험회피 심리다. 위험 회피 심리가 커지는 리스크-오프 시장에서는 최대 안전통화인 엔화의 선호도가 높아진다. 엔화환율이 하락한다. 그러나 신흥국시장 통화 가운데 하나인 원화의 선호도는 떨어져 원화환율이 상승한다.

지정학적 위험이 해소되거나 해서 리스크-온 시장이 되면 반대 현상이 나타난다.

하지만 이와같은 원화와 엔화환율의 엇갈림 현상은 미국 금리 상승을 맞아 다시 뒤집혔다.

원화 엔화 가릴 것 없이 다른 주요통화들과 함께 미국달러 강세에 굴복하고 있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미국달러 대비 엔화환율은 25일 오후 2시25분(한국시간) 현재 1달러당 109.07 엔으로 전날 뉴욕시장 마감 때보다 0.23% 상승하면서 109엔을 넘었다.

원화환율은 1080.1 원으로 0.31% 올랐다. 원화환율은 1080원을 넘고 엔화환율은 109엔을 넘고 있다.

미국 금리 3% 상승은 원화환율의 많은 하락 요인을 압도하고 있다.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으로 한반도 긴장이 크게 해소되면서 원화환율은 하락 기조를 보여 왔다. 또한 한국과 미국의 협의 결과, 앞으로 한국 외환당국이 시장개입해서 인위적으로 환율을 높이기 어렵다는 전망이 원화환율 하락을 거들었다. 이 때문에 한동안 1070원 이상의 원화환율은 도달하기 어려운 곳으로 인식됐었다.

그러나 미국 금리가 3%에 근접하면서 원화환율은 24일 1076.8 원에 마감됐고 25일 장중에는 1080원을 넘었다.

미국 금리 상승에 따른 달러 강세가 지속될지 여부는 불투명하다는 게 국제 금융시장의 판단이다. 금리 상승의 배경 원인이 인플레이션인데, 이는 원론적으로 달러가치를 떨어뜨리는 것이기 때문이다.

현재와 같은 달러 강세가 지속된다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상에 대해 지금의 신중한 태세에서 적극적으로 돌아설 가능성도 있다. 기준금리를 올릴 경우의 원화환율 급락에 대한 우려가 낮아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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