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 "중국, 무역마찰 비용 증가 땐 '양보 카드' 내밀 수도"

▲ 중국 상하이 자유무역지대 컨테이너 터미널. /사진=신화통신, 뉴시스

[초이스경제 이영란 기자] 미국과 중국의 무역마찰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무역이 점차 약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하지만 글로벌 성장에 먹구름이 드리워지게 되면 미-중 무역마찰 해결에는 오히려 도움이 될 것이라는 진단이다.

9일 골든브릿지 투자증권 법인영업본부 이동수 매크로 전략가, 안장현 마켓 애널리스트 등이 작성한 '골든 마켓 뉴스 데일리' 에 따르면 8일(미국시각) 주요 외신 기사 중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이 전한 글로벌 무역 동향 관련 기사가 눈길을 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일부 글로벌 무역지표가 최근 갑작스럽게 하락 추세를 그리기 시작했다. 중국의 4월 수출은 위안화 기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3.7% 증가했다. 3월 9.8% 감소와 비교하면 크게 늘어난 것 같지만 이는 올해 설 연휴 덕분이다. 계절조정을 하게 되면 중국의 4월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2% 감소하며 9개월래 최악의 감소세를 기록했다.

또한 4월 아시아 국가들의 무역 규모는 한국의 수출을 제외하면 2016년 10월 이후 처음으로 감소세를 보였다. 이러한 수치는 핵심 산업용 원자재들이 이미 압박을 받고 있는 가운데 나타난 것이다. 구리 가격은 올 들어 6% 하락하며 프리포트-맥모런, 글렌코어 등의 주가에 부담을 주었다. 구리의 약세는 중국과 아시아 전체에 걸쳐 충격적인 신호를 보내고 있다. 아시아 지역은 글로벌 금속 수요의 70%를 차지한다.

게다가 각국의 제조업 PMI(구매관리자 지수)도 부진한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미국, 유로존, 중국, 일본, 한국의 PMI 모두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 사이 고점을 찍었다.

중국의 경우 최대 수출 시장인 유럽의 성장률이 갑자기 급락하면서 미국과의 마찰에 따른 비용이 증가하고 있다. 중국 기업들은 현지에서도 어려움을 겪기 시작했다. 중국 제조업의 이익은 3월 3% 증가에 그쳤다. 2016년 12월 이후 최악의 실적이다.

중국은 IT 굴기(倔起)에 대한 생각을 굽히지 않고 있지만 해외에서 중국제품 수요가 감소한다면 관세, 투자제한 업종 등에서 상대국에게 좀 더 의미 있는 양보를 제공하기 시작할지도 모른다.

한편 중국과 미국이 주장해 온 극단적인 협상 입장을 고려할 때, 미-중 무역마찰은 단기적으로 더 악화될 수도 있다. 하지만 글로벌 성장에 점차 먹구름이 드리우는 것은 결국 냉정한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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