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 "미국 금리인상 땐 각국 경제 이중고 겪을 것"

[초이스경제 이영란 기자] 미국의 경제적인 영향력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도 글로벌 무역과 차입에 미치는 달러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달러 가치 상승으로 인한 충격이 커지고 있다.

10일 골든브릿지 투자증권 법인영업본부 이동수 매크로 전략가, 안장현 마켓 애널리스트 등이 작성한 '골든 마켓 뉴스 데일리' 에 따르면 9일(미국시각) 나온 주요 외신 기사 중 미국 월스트리트 저널이 전한 달러라이제이션(Dollarization) 관련 진단이 주목을 끌고 있다. 달러라이제이션이란 미국이 아닌 다른 국가가 미국 달러화를 자국의 공식 통화로 사용하는 것을 말한다.

월스트리트 저널에 따르면 아르헨티나의 경우 인플레이션이 20%를 넘어서고 있고 무역과 투자소득을 포함한 경상수지 적자도 확대되고 있다. 아르헨티나 국내 경제상황 때문에 벌어진 이 같은 상황은 미국의 금리인상 전망으로 갈수록 악화되는 추세다. 아르헨티나에서 글로벌 자금이 빠져나가면서 올해 달러 대비 페소화의 가치는 17%나 하락했다.

아르헨티나의 수입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15%에 불과하지만 총 수입의 88%가 달러로 표시된다. 전형적인 달러라이제이션 현상이다. 달러화의 상승은 페소로 표시된 물가를 빠르게 상승시킬 수밖에 없다.

미국 연준(연방준비제도, Fed)은 같은 이유로 터키와 인도네시아 등을 위협하고 있다.

미국은 글로벌 GDP와 무역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수십년 동안 줄어들었지만 달러는 글로벌 무역과 금융에 훨씬 더 큰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현재 글로벌 무역의 약 40%가 달러로 표시되는데 이는 글로벌 무역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의 거의 4배에 달한다.

특히 해외차입에서 달러가 차지하는 비중은 2008년에 45%에서 2016년에 62%로 상승했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개발도상국들은 총 2조달러의 달러 표시 부채를 안고 있다.

1980년대의 라틴아메리카, 1990년대의 아시아 금융위기 이후 이머징시장에서는 외화 차입을 크게 줄였다. 하지만 이머징시장 기업들은 달러로 많이 수출을 하지 않는 상황에도 여전히 달러로 차입하고 있다.

최근 달러가 상승하는 가운데 이머징시장 외환, 주식, 채권시장에서는 모두 대규모 매도세를 보이고 있다. 그나마 긍정적인 점은 달러가 지금까지 작년에 하락했던 것과 비교해 크게 상승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머징시장은 상승 중인 미국의 금리를 감당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전했다. 하지만 연준은 미국으로 다시 되돌아오고 있는 해외위기 점화 리스크를 무시할 수 없을 것이라고 이 매체는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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