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호-악재 요인 상존...달러 약세는 이날 유가 낙폭 제한시켜

[초이스경제 이미애 기자] 11일(미국시각) 국제 유가가 최근 이틀간의 상승세를 뒤로하고 숨고르기를 연출했다. 중동 불안과 달러 약세는 유가 상승 요인이었지만 미국의 원유생산 증가 움직임은 유가 하락 요인이었다.

뉴욕 상업거래소(NYMEX)에 따르면 이날 6월 인도분 미국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70.70 달러로 0.92% 하락했다.

또한 이날 런던ICE 선물거래소에서 사고 팔린 북해산 브렌트유 가격도 배럴당 76.99 달러로 0.62% 떨어졌다.

미국의 이란핵협정 탈퇴 이후 불안해진 중동 정세는 여전히 유가 강세 요인이다. 그러나 미국과 다른 산유국들이 유가가 오른 틈을 타 원유생산량을 늘리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유가는 하락세로 돌아섰다. 다만 이날 미국 4월 수입물가 부진 속에 뉴욕 외환시장에서 주요 6개국 통화대비 미국 달러화의 가치가 0.3% 절하된 것은 유가 낙폭을 제한하는 역할을 했다. 글로벌 원유는 미국 달러표시로 거래되는 만큼 달러가치가 떨어지면 원유 수요자들의 매입 여력이 커지게 된다.

이날 유가를 가장 크게 짓누른 것은 미국발 증산 우려였다. 미국의 지난주 하루평균 석유 생산량이 1070만 배럴까지 증가하면서 사상 최대 수준을 나타냈다. 이런 가운데 석유정보 서비스 업체인 베이커 휴즈는 “지난 4일 기준 미국의 원유 시추기 수가 834개로 전주 대비 9개 늘어 5주 연속 증가했다”고 밝히면서 유가 상승세를 꺾는 역할을 했다.

지금 글로벌 원유시장은 중동 불안에 따른 이란의 원유공급 차질 가능성, 경제위기에 처한 베네수엘라의 원유 생산 차질, 러시아-사우디 등의 감산 기한 연장 등 유가 상승 요인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미국의 증산 움직임, 보호무역주의 강화 등은 유가 불안 요인이다.

이날 유가가 숨고르기를 보이자 뉴욕증시내 에너지 섹터의 주가는 0.10% 하락했다. 주요 정유주의 흐름을 보면 로얄더치쉘(+1.35%) 쉐브론(+0.79%) 엑손모빌(+0.47%) 등은 상승한 반면 BP는 0.11%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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